본문 바로가기

alright

죽음과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같이 일하는 아가씨가 조부상을 당해 문상을 다녀왔다. 항상 내게 상냥했던 그녀가 보고 싶어서 큰 맘 먹고 먼길을 갔다.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상냥하고 예뻤다. 늦으막 도착한 우리 곁에 앉아,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녀가 무척이나 좋아했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의 죽음을 예견이라도 한 듯 찾은 마지막 방문길의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 한 구석이 뜨거워졌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슬픔이나 서러움 때문이 아니라, 죽어서도 이어 지는 초월적인 관계에 대한 알 수 없는 애틋함 때문이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인생에 대한 묘한 깨달음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주말에 본 벤자민 버튼의 이야기는 인생의 찰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죽음으로 시작해 생명의 탄생으로 끝이 난, 거꾸로 시간이 가는 그의 경우를 빌어, 영원히 젊을 수 없고, 영원히 살 수 없는, 불멸하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와, 그 한계로 인해 아름다운 우리 인생의 짧은 순간 순간을 보여 준다.

육체가 불멸하지 못함을 아쉬워 하는 것은 불멸한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관계에 대한 애탄 그리움이 있기 때문에, 과거의 시간, 그리고 오늘의 시간이 아름다운 것이다. 벤자민 버튼은 영혼의 불멸함을 알고 있었다. 죽음으로 태어나 육체의 한계를 넘은 초월적 존재로서 그의 삶을 살았기에 매순간이 그림처럼 아름답고, 어둠 속에서도 외롭지 않았다.

우리는 영원할 것 같은 젊음으로 인생을 시작하기에 육체의 틀에 갇혀 영구할 수 없는 물질로 이루어진 세상을 볼 뿐, 그 너머를 볼 수 없다. 늙음은 변하는 것이 아니며, 죽음은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고 들어도 알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도 웃으며 추억을 이야기하는 그녀를 보며, 그녀도 나도 내일이면 잊어버릴 인생의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브래드 피트는 여전히 멋있더라 제길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아 놔, 표정 왜 일케 웃겨.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