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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피에르 쌍소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 피에르 쌍소


가끔 별 생각없이 도서관 3층 한구석에 쳐박혀있는 프랑스문학 코너 쪽을 어슬렁거릴 때가 있다. 그리고 깨닫는 것은 그곳을 지나치고, 책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위안거리라는 것이다. ‘책읽어주는 여자’에 나오는 여자주인공의 길고 길었던 독백, ‘걷기예찬’에서의 삶의 관찰과 인식에 대한 통찰들을 되새김질하고 나면 내가 서있는 일상의 자리가 새로워지곤 한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것들의 가치를 따지게 되고,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삶의 여유에 큰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게 됨은 아마도 삶에 여유에 대한 갈증 때문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비단 삶의 속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얼마나 빈번하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관찰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네의 살림살이, 아마추어 수리공, 길거리 축구, 캠핑, 소박한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소박한 눈길에 마음이 정겨워짐을 느끼며 책을 읽었다. 반복적이기 때문에 지루하다고 우리의 마음 시야의 구석 어딘가로 쳐박히곤 하는 우리의 작은 인생살이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였다.

책을 덮고 나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 나는 얼마나 반복적인 일상에 가치를 두고 있으며, 그것을 올바르게 깨닫고 있는가 생각해보았다. 나는 미래에 대한 준비를 위해 나의 일상을 너무나 많이 소비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다만 바라는 것은 그것이 어두운 터널이 아니기만을 바랄 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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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ting on the River Epte - 1887 M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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