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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G, 게임 산업의 미래?

[UCG, 게임 산업의 미래?]

신세대, X세대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Y세대, Z세대라는 용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었다. 새로운 정의를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학자적 취향과 남들과 다르고 싶어하는 대중적 취향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07년 한 해를 휩쓸었던 ‘UCC (User Created Contents)’라는 용어도 UPC, UMC, URC, PCC 등 수많은 형태로 차별화 혹은 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UCG (User Created Game)’ 역시 이런 열풍에 힘입어 등장하게 된 용어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의 발달된 제작환경이 이의 실현을 좀 더 쉽게 만들어주고 있긴 하지만, UCC가 용어가 새로 생겼을 뿐이지 그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이듯, 사용자가 직접 만든 게임이라는 개념도 사실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90년대에도 어드밴, RPG 쯔꾸르 같은 게임 제작툴들이 인기를 끈 적도 있었고 (필자 역시 삼국지 영걸전의 이미지들을 캡쳐해 쯔꾸르에 넣어서 새로운 대작 삼국지 RPG를 만드는 무모한 작업을 벌인 적도 있었다.) PC통신에서 활동하던 아마추어 개발자들은 자체 개발한 스트리트 파이터 PC 게임에 열성적으로 새 캐릭터들을 추가시키기도 했었다. 또 많은 게임들이 자체 게임 에디터를 제공하여, 기존 게임의 변형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스타크래프트 등에서 제공되는 유즈맵 에디터이다. 최근의 유즈맵 게임 중 가장 매력적인 작품들은 ‘마피아’(우리가 대학교 MT에서 하는 바로 그것.), ‘데스노트’ 등과 같은 추리게임이다. 이들 게임들은 실제의 마피아 게임이 그렇듯이, 정해진 엔딩이 없이 참여자들의 상호작용(대화와 추리)에 의해서 내용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Second Life (게임으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계)’의 모습을 잘 살려내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게임 제작이 대중화가 될 수 있을 가능성은 회의적이다. UCC가 모든 대중의 참여를 끌어낼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었다. 많은 UCC 스타가 탄생할지라도 스타의 가치는 결국 모두가 아닌 소수라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정도의 선에서 수용자 층은 주요 생산자 층과 나누어지고, 다시 생산자 층에서도 완전한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적인 제작자(PCC-Proteur/Professional Created Contents)들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UCG 역시 진정한 대중화라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게임 개발 기술이 영상 촬영/편집 기술만큼 일반인들에게 보급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UCC가 신인 가수들의 마케팅에 쓰였던 것처럼 UCG는 현재 게임 업체들의 마케팅 수단으로만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UCG 전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업체까지 등장했지만, 과거의 ‘하이텔 게오동’이 그랬듯 미래의 스타 게임 개발자들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인력 풀, 커뮤니티 정도가 적절한 자리매김이 될 것 같다. 다만, 한 가닥 희망을 걸어보는 것은 이러한 분위기가 비슷비슷한 게임들의 양산으로 자기잠식화 하고 있는 게임 업계에 좀 더 활력을 불어 넣어주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이다.

2007년을 마무리하면서 친구들과 이런 저런 푸념들을 나누다가 마침 내가 즐겨 했던 ‘마피아’와 ‘데스노트’ 게임에 대한 얘기를 꺼내게 되었다. 반복되는 코딩과 패치에 바쁘던 게임 개발자 친구가 이에 관심을 보이며, 잊고 있었던 1인 개발자/게임에 대한 꿈을 피력했다. 친구의 계획이 잘 이루어지길, 그리고 우리 게임업계가 보다 신선한 게임들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UCG와 관련한 발키리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강연자료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127889&category=102

UCG의 예, 소희게임
http://www.ucnovel.com/player.swf?ID=qkr3556_20071130154220&Body_Speed=2&Body_Event=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