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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rno

라따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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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적어도 한가지 이상의 '재능'은 존재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재능만 존재한다고 해서 삶이 행복한 것은 아니다. 첫째로 그 재능은 '공익'에 가치있고 타인에게서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그 재능을 갈고 닦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은 이러한 노력 자체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열정'이 그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매일 극락에서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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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따뚜이의 주인공인 레미에게는 '탁월한 요리의 재능'이 있다. 게다가 그는 재능 뿐만 아니라 그것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인 '요리를 하고자 하는 열정'도 가지고 있다. 가치있는 재능과 열정이 일치하는 것은 대단히 멋진 일이다. 그것은 바로 '단지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타인과 자신의 행복을 높은 수준으로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원하든 원치않든 저절로 부와 명예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레미는 그러한 삶을 살 자격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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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귀니'에게는 요리의 재능이 없다. 아니, 오히려 그에게는 요리를 망치는 재능이 있다. 그가 요리를 하는 것은 식재료의 낭비이며 식도락가에게는 재앙이다. 그러나 그는 훌륭한 요리사의 혈통을 물려받았다. 게다가 '인간'이다. 즉, 레미보다 '높은 신분'인 것이다. 화가 나는 것은, 그것이 부단한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행운으로 얻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열정과 재능을 겸비한 천재 요리사 레미에게는 '시궁창 쥐(rat)'라는 신분이 걸림돌이다. 그가 부엌에 등장하기만 해도 사람들은 온갖 질병을 떠올리며 그를 잡아 죽이려고 안달이다. 단지 쥐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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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이도 이 둘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특징을 살려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관계를 이루는 데에는 링귀니의 성품이 큰 몫을 한다. 그는 인간이지만 레미와 기꺼이 소통을 하며 그의 목숨을 살려주고 그가 자신을 통해 재능을 발휘할 수 있게끔 자신의 중요한 '재산'의 일부인 몸을 빌려준다. 신분이라는 허울을 벗어던지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태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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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따뚜이에서 안타고니스트로 보이는 캐릭터는 둘 정도 꼽을 수 있다. 선임 주방장과 평론가 '안톤 이고'이다. 주방장은 유산 상속과 관련된 행동들을 제외하고는 그저 어디에나 있는 적당히 짜증나는 관리인의 모습일 뿐이다. 현실에서 훨씬 더 지독한 인간들을 만나기에 오히려 극의 후반에서 다소 비참해지는 그가 측은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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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톤 이고는 특유의 독설로, 레미가 신봉하는 요리책 'Anyone can cook.'의 저자인 주방장 '구스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인물이다. 물론 그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 단지 평론가로서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써왔을 뿐이다.

   그 늙고 고약한 얼굴을 하고 그가 써온 비평만큼이나 독한 입냄새를 풍길 것 같은 평론가 이고가 레미의 음식을 먹으며 어린시절 몸과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었던 어머니의 음식을 떠올리는 장면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감동시킨 요리를 만든 요리사가 하찮은 시궁창 쥐라는 것을 알고 난 후, 파리의 밤풍광을 바라보며 고뇌하는 그의 모습, 그것과 함께 나긋하게 들려오는 평론에서 라따뚜이의 주제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다.

"Not everyone can become a great artist, but a great artist can come from anywhere."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네이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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