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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Say Yes - Elliott Smith

아주 오랫동안 사귄 (역시 뮤지션인)여자친구와 헤어진 다음날, 엘리엇 스미스는 단 5분만에 이 노래를 만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랑 고백을 듣고도 돌아오지 않았던 그녀는, 2003년 10월 21일, 엘리엇 스미스가 스테이크용 나이프로 심장을 두동강내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 때, 눈물을 흘리며 달려와 죽기 직전까지 만들고 있던 유작을 완성시켜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듯이, 나도 예술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음악이 일으키는 공기의 파문이 뇌의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정신의 일부분에 파동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예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의 마음가짐은 오히려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점점 강해진다. 낚시 기술을 연마하고, 고기의 특성에 맞는 미끼를 궁리하여, 원하는 종의 물고기를 금새 낚아올리는 그런 절차적이고 기능적인 마음가짐이 아니라, 미끼 없는 낚시대를 큰 강가에 드리우고, 걸려들 리 없는 무언가가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기다림 자체를 즐기는 것. 미묘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그런 느낌일 것 같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다음날 이토록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면서, 엘리엇 스미스는, 그래 이 노래라면 조애너가 돌아올 거야, 라는 기분이었다기 보다는, 아름다운 노래를 이미 흘러가버린 오랜 여자친구와의 추억에 툭 던져넣고, 흐르는 강물을 응시하듯이 지난 세월과 그 애뜻한 상실감을 곱씹지 않았을까. 돌아올 리 없는 여자친구를 기다리는 그 기다림 자체를 즐기면서.




Say Yes

Elliott Smith


I'm in love with the world
through the eyes of a girl
who's still around the morning after
we broke up a month ago
and I grew up I didn't know
I'd be around the morning after

it's always been wait and see
a happy day and then you pay
and feel like shit the morning after
but now I feel changed around
and instead falling down
I'm standing up the morning after

situations get fucked up
and turned around sooner or later

and I could be another fool
or an exception to the rule
you tell me the morning after

crooked spin can't come to rest
I'm damaged bad at best
she'll decide what she wants
I'll probably be the last to know
no one says until it shows
and you see how it is
they want you or they don't

say yes

I'm in love with the world
through the eyes of a girl
who's still around the morning after




written by 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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