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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Musicals - 01. Singing in the rain 1927년 워너 브라더스사가 제작한 "Jazz Singer"의 성공으로 시작된 미국 뮤지컬 영화는 1940-50년대의 시기에 이르러 황금기를 맞습니다. 매 해 30편 남짓의 뮤지컬 영화가 제작되며 뮤지컬 영화는 대중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제가 처음으로 소개해 드릴 뮤지컬 영화는 그 황금기가 끝날 무렵인 1952년도에 만들어진 진 켈리(Gene Kelly) 주연의 “Singing in the rain(사랑은 비를 타고)"입니다. 황금기에 들어서 뮤지컬 영화들은 영화적으로 보다 통합된 형식을 완성하게 됩니다. 뮤직 넘버들이 네러티브의 진행에 직접적/간접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믿기 어려우실지도 모르지만, 초기의 뮤지컬 영화들은 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에 뜨악할 만.. 더보기
배우 얼마전 기차에서 미국 배우 브래드 피트의 인터뷰를 읽었습니다. 그의 답변들을 읽어내려 가면서 브래드 피트라는 배우에 대한 묘한 존경심이 생기더군요. 그리고 동시에, 제 밥그릇이 아쉬워 질만 하니 슬슬 나라 걱정하는 척, 국민 걱정 하는척하고 나서는 사회적인 문제따위는 방관해왔던 한국의 대다수 영화인들이 떠올랐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은 대중 영화 배우에게 얼마만큼의 사회적 책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와의 인터뷰중에 부분 발췌. 제작자로서 영화에 대한 부담을 짊어지는 것보단 그래도 배우가 한결 편하지 않아요? 팀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언제나 신나는 일이죠. 한 1년 반 전에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어요. 영화라는 퍼즐의 한 조각으로서 배역의 역할을 이.. 더보기
린다린다린다 나는 성장 드라마가 좋다. 성장 드라마가 좋다, 라는 취향은 자칫 여고생이 나오는 이야기로 연결되기 쉬운 사회적 분위기이지만, 꼭 여고생이 아니라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이 나오더라도, 주인공들이 인간관계에 섞여서 스스로를 재발견한다거나 인생의 방향 또는 목표점을 재설정하는 과정을 보면, 아마도 뿌듯해서 그런게 아닌가 하고 스스로 생각해 본다(멀리 갈 것도 없이 노르웨이언 우즈가 그랬다). 린다린다린다를 내가 개봉도 하기 전에 구해보아야 했던 이유는 세가지다. 첫번째는 앞서 말했듯이 일본 여고생-_-이 나오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배두나가 나오기 때문이며(고등학교로 유학을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유학생 역할이다), 세번째는 어찌어찌 모인 그 여고생 네 명이 밴드를 만들어 공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스쿨.. 더보기
얼음과 불의 노래 이 판타지 소설은 사실, 깊이 있게 생각해볼 만한 주제는 없는 편이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문학적 감수성이 부족하고, 독자의 가치관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거창한 사상 역시 부족하다. 그런데, 이 성경책보다 두꺼운(일단 기동성 면에서 낙제점인) 책을 여섯권이나 사서 본 이유는 단지 재밌어서, 였다. 나는 이 책을 앞서 말한 것과 비슷한 이유들(문학적 감수성 부족, 주제의식 부족) 때문에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고 싶지만, 그 점을 떠나서, 재미만 놓고 봤을 때는 반지의 제왕을 앞선다. 이 긴 미국 판타지 소설은, 삼국지 류의 대하 서사시 정도나 되어야 느낄 수 있는 웅장함과 비장함, 스케일적인 측면에서의 감동을 고스란히 살리고 있다. 게다가 작가가 가진 발군의 스토리텔링 능력(치고 빠지는 식의)은 자.. 더보기
판의 미로 - 이 글은 몇 달 전 개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약간 손본 것입니다. 판의 미로는 잔혹한 판타지다, 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약간 망한 듯한 케이스입니다. 우리 나라 여자들은 무서운 건 참아도, 잔혹한 건 또 못 참지 않습니까. 판타지 영화가 잔혹하다니. 대가리를 쪼개고 입을 찢는 잔혹함과 판타지 영화라면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를 떠올리는 관객 사이의 괴리감이 이 영화를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영화 쯤으로 여기게 만든게 아닐까요. 어쨌든 이 영화를 누군가와 같이 보기는 포기했고(근처 사는 지인들 중에 영화를 같이 보러 갈 만한 여자들은 이런 영화를 안 볼 것이고, 남자들 중에서는 단둘이 영화를 같이 보러 갈 만한 사람이 없지요), 궁금하긴 하고 해서, 얼마 전 아는 형 결혼식에 포항으로 내려가는 .. 더보기
동경 라이브하우스 탐방기 - 야네우라 (屋根裏) 동경 출장 명령이 떨어졌을 때, 가장 기대했던 것은 시부야의 라이브하우스 야네우라(屋根裏)를 다시 한 번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야네우라는 작년 여름에 우연찮은 기회로 알게된 라이브하우스인데, 그 때 일본의 언더그라운드 락 밴드 음악을 생생하게 접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던 터다. 라이브하우스는 홍대 앞의 인디 밴드 공연 클럽과 같은 식의 언더그라운드 공연장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XJAPAN, 라르캉시엘, 글레이 같은 초대형 밴드들도 역시 초기에는 이 언더그라운드 공연장에서 실력과 명성을 다져 지금의 위치에 이르른 것이다. 일본 음악계에 기획사의 기획으로 포장되어 순식간에 인기를 끌어버리는 아이돌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밑바닥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뮤지션들이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와, .. 더보기
몽상가들 칼은 어린아이가 들었을 때 가장 무섭다. (정권을 바꾸었기에) 성공한 혁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68 혁명은 학생운동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몽상가들"의 쌍둥이 주인공들은 어린아이였다. 어린아이들처럼 방종했고, 무책임했으며, 순수하게 서로를 탐닉했다. 누나 앞에서의 마스터베이션과 남동생 앞에서의 섹스는 외설적이라기보다는 원시적인 방종이었다. 금기가 없는 한 달간, 그들은 서로를 자극하고 자극받았지만, 조금 엉뚱한 결론으로 그들의 놀이는 끝을 맞는다. 68 혁명에 가담하는 혁명가들의 운명같은 사랑과, 애증, 또는 혁명 그 자체에 대한 극적 설명 등을 다루는 영화일 것이라 예상했던 나는, 이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좀 당황스러웠다. 치기를 벗지 못한 세 젊은이들의(그것도 둘은 쌍둥이 남매) 성적인 모험이 대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