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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악(Zodiac)과 40살까지 못해본 남자(The 40 year old virgin), 그리고 헤어(Hair)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은 하지만, 나는 영화를 그리 자주 보는 편이 아니다. 보면 몰아 보는 편이다. 아니 몰아 보게 되는 편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한 두어 달은 영화 한 편 보지 않는 삭막한 생활을 계속하다가 꼭 한 번에 영화 두 세편을 몰아 보는 상황이 우연히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도 우연찮게 두 편의 미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한 편은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감독의 야심찬 신작 이었고, 다른 한 편은 요즘 들어 눈여겨 보고 있는 스티브 카렐(Steve Carell)주연의 이었다. 은 여러가지로 봉준호 감독의 을 연상시키는 영화였다. 비록 두 영화 모두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 더보기
카이로의 붉은 장미 는 '세실리아'라는 궁상스런 여자와 영화 속의 남자 그리고 그를 연기한 실제 남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영화다. 지긋지긋한 현실에 살고 있는 '세실리아'는 라는 로맨스 영화 속 남자 주인공'톰'을 사랑하게 된다. 식당에서 해고된 그날, 그녀는 영화관에 죽치고 앉아 그 영화를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본다. 그러다 영화 속 '톰'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히는 순간 '세실리아'의 세계를 양분하던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진다. 그는 스크린 밖의 그녀에게 걸어 나와 사랑을 고백한다. 한편, 자신이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는 소식에, '톰'을 연기한 '길'도 그녀가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 온다. 그는 우연히 '세실리아'를 만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초현실적 삼각관.. 더보기
Collateral - Hands of Time(Groove Armada) 누구나 머릿속 깊은 곳에 담아 둔 영화 장면들이 있을 것이다. 흔히 ‘명장면’ 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보는 순간 이미 뇌리에 깊이 박혀 몇 일, 몇 달, 아니 몇 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그런 장면 말이다. 내게 영화 ‘Collateral’의 한 장면이 그렇다. Jamie Foxx와 Jada Pinkett Smith가 처음 만나는 그 때, 그 장면. 내가 기억하는 그 장면은 이렇다. 도시의 검은 밤, 자동차의 헤드 라이트가 줄지어 고속도로를 달린다. 그 수많은 불빛 들이 이끄는 자동차들 중 하나에 파트타임 택시 운전기사 Jamie Foxx와 여검사 Jada Pinkett Smith이 있다. 너무나도 다른 과거만큼이나 다른 미래를 보고 있을 그들이 깊은 밤, 도시의 어둠 속에서 길을 찾는다. 같은 공간 .. 더보기
Cabaret 뮤지컬 영화 'Cabaret'를 봤다. 훌륭한 뮤지컬이었다. 귀에 익은 쉬운 노래들과 영화의 곳곳의 희극적인 장치들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영화의 주제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수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뮤지컬의 매력을 한가지만 꼽으라면, 여주인공 Sally Bowles, 배우 Liza Minelli다. 그녀의 그녀 생애 최고의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여주인공 Sally Bowles는 캬바레에서 노래를 부르는 미국인이다. 그녀의 과거는 자세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그녀는 치명적인 감정적인 결핍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말괄량이 처럼 마음대로 웃고 떠드는 법을 배웠다. 그녀는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심각하지 않은 듯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나며 떠돌아 다닌다. 1930년도의 독일.. 더보기
<해저 2만 리>와 네모 선장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쥘 베른의 모험소설 “해저 2만리”의 여러 영화 버전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대서양에 출몰하여 선박들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바다괴물을 조사하던 아로낙스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바로 그 바다괴물에 붙잡혀 버린다. 놀랍게도 괴물의 정체는 잠수함. 조국을 식민지화한 서양 제국들에 대해 불타는 증오심을 지닌 네모 선장과 부하 선원들은 신비의 에너지원으로 움직이는 노틸러스 호를 타고 전 세계의 바다 속을 누비고 다니며 복수극을 벌이고 있었다." - 부천국제영화제 소개글. ‘해저 2만 리’의 주인공 ‘네모’선장은 세상의 진실을 모두 알고 있는 완전한 인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는 감성의 상처를 지성으로 매운 채 살아가는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네모'의 상처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을 지.. 더보기
여론 조작 노엄 촘스키와 에드워드 허먼은, 그들이 개발한 ‘선전 모델’을 통해 미국언론을 본다. 선전 모델은 일종의 등식 묶음 같은 것이다. 여러 가지 등식을 묶어 두고, 그 중의 하나에 대입을 해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다. 선전 모델을 자세히 들여 보면, 그것은 (1) 규모, 집중된 소유권, 소유자의 부(富), 거대 언론기업의 수익 지향성, (2) 언론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 (3) 정부, 기업, 그리고 이들 일차적인 정보원이자 권력의 대리인들로부터 자금과 인정을 받는 ‘전문가’가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언론의 의존, (4) 언론을 훈육하는 역할을 하는 ‘강력한 비난(flak)', (5) 국가적인 종교이자 통제 메커니즘으로서 ’반공주의‘ 등의 여과장치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여과장치로 언론은 스스로 세상의 정보는.. 더보기
<드림걸즈>와 <미녀는 괴로워> 와 는 닮은 꼴 영화다. 둘 다 음악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에서 형식적으로도 (어느 정도) 닮았고, 외모의 잘나고 못남이 중요한 갈등의 요인이라는 점도 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영화는 다르게 전개되어 다르게 끝난다. 물론 도 한계가 많은 작품이지만, 개인적으로 판단을 하자면, 는 그것이 위선이라 할지라도 긍정적인 결말을 보여주었고, 는 좀 더 솔직했지만, 무책임했던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두 영화에서 눈여겨 본 것은, 남자 주인공들의 역할이었다. 각각 제이미 폭스와 주진모가 분한 의 커티스와 의 한상준은 본질적으로 같은 인물이다. 둘 다 음악을, 더 나아가 그 안에서 노래하는 사람조차 상품이라고 생각하는 철저한 사업가기질을 타고난 남자들이다. 곧, 두 남자는 두 영화를 지배하는 세계를 대변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