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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 은 두 쌍의 남녀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카스텔라와 클라라, 프랑크와 마니가 그들이다. 카스텔라는 클라라를 진심으로 좋아한다. 그래서 콧수염도 자르고, 어려운 영어책도 읽으려고 노력하고, 그녀를 위해 시도 쓴다. 그는 그녀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왜냐하면 그는 그녀에게서 영어보다 더 소중한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그는 그림을 사고, 공장에다 벽화를 그릴 계획도 세운다. 하지만 문제는, 클라라는 카스텔라의 마음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것이 카스텔라가 쓸쓸한 이유다. 아무리 그가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려고 해도 클라라에게 그는 그저 돈만 많고 교양없는 늙은 장사꾼에 불과하다. 두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클라라는 그가 자신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판단해버렸던 것이다. 여기서 둘의 갈등은 시작된다.. 더보기
영화 혹은 예술, 그리고 attitude 나는 겸손한 영화가 좋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주제는 진보적이되 극단적이면 피곤해지고, 비주얼이 지나치게 두드러져도 불편하다. 예술 영화인 체 하면 콧방귀부터 나오고, 그렇다고 깊이 없이 팔랑거리면 곤란하다. 근래에 본 영화를 예로 설명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Into the Wild’보다는 덜 진보적인 이야기여야 하며, ‘Speed Racer’보다는 절제된 영상을 보여줘야 한다. ‘Iron Man’처럼 적당히 변주할 줄 알아야 하며, ‘The Mist’처럼 오락영화인 척 현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영화 Into the Wild(짜르방) 이것은 내가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수백에 달하는 영화들을 보아온 경험을 통해 가지게 된, 영화에 대한 일종의 개인적인 취향인데, 다르게 말하자면, 내.. 더보기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Lars and the Real Girl) 타인을 인정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누군가를 인정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글쎄, 그 언제고 누군가를 '싫어하라'고 배운 적은 없었는데, 알다시피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고, '우리'의 테두리 밖에는 '남'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큰 모순입니다. 모두가 등을 돌리면 나도 같이 등을 돌리는 것이 우선 내가 살아남는 방법이기에 우리는 언제나 우리 이웃의 누군가를, 우리 사회의 누군가를 테두리 밖으로 몰아냅니다. 인간은 그렇게 나약합니다. 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누군가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용감한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분명, 모두가 등을 돌릴 때 용감하게 맞서 어깨를 다독이는 것은 단순한 자비를 넘어 자신의 희생을 담보로.. 더보기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를 보고,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어 자료 조사를 해봤다. 영화사이트 Imdb에 들어 갔더니 누군가 이런 말을 써놨다. - 뮤지컬 '헤어Hair'와 '물랑루즈Moulin Rouge'의 아들쯤이라고 보면 되겠다.' 글쎄, 어림잡아 소재나 형식만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부모의 명성에 비해 아들은 어째 좀 초라해 보인다.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 느낌. 그렇다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졸작이라는 것은 아니다. '비틀즈the Beatles' 노래도 좋고, 영상도 아주 예뻐서 두 시간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였다. 다만, '비틀즈'와 60년대,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짬뽕될 것이라는, 장말 대단한 아이디어에 비해 결과물이 좀 아쉽다는 것이다. 굳.. 더보기
히스 레저(Heath Ledger)의 죽음 히스 레저(Heath Ledger)가 죽었다. 그래서 좀 쓸쓸하다. 그나마 연기 좀 잘 한다 싶었던 젊은 배우들 중에 하나였는데. 그가 죽었다는 아주 짤막한 기사를 읽고, 나는 영화 속 그의 모습을 떠올렸었다. , 잭과의 마지막 만남에서 오열하던 애니스를 떠올렸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도, 그것을 인정하려 하는 자신도 용서할 수 없었던 불쌍한 ‘한 남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보는 순간 그의 슬픔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던 그 장면 때문에, 그의 죽음이 더 슬퍼졌었다. - 영화 촬영중 이안감독과. 그의 죽음에 대해 사람들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그래도 놀랍거나, 화가 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리 유명세를 타지도, 스스로 즐기지도 않았던 그에게는 어울리는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히스 레저는 그런 배우였던.. 더보기
<보랏빛 소가 온다>(세스 고딘)를 읽고 몇 년 전 내가 가족과 함께 자동차로 프랑스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우리는 동화에나 나옴 직한 소 떼 수백마리가 고속도로 바로 옆 그림 같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모습에 매혹되었다. 수십 킬러미터를 지나도록, 우리 모두는 창 밖에 시선을 빼앗긴 채 감탄하고 있었다. '아!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채 이십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소들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새로 나타난 소들은 아까 본 소들과 다를 바가 없었고, 한 때 경이롭게 보이던 것들은 이제는 평범해 보였다. 아니 평범함 그 이하 였다. 한마디로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소 떼는 한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내 지루해 진다. 그 소들이 완벽한 놈, 매력적인 놈, 또는 대단히 성질 좋은 놈일지라도, 아름다운 태양빛 아래 있다 할지라도, 그래도 지루.. 더보기
Amy Winehouse(에이미 와인하우스) 요즘 셀레브리티 가십 블로그, 페레즈 힐튼(www.perezhilton.com)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영국 여자 가수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블로그에 등장하는 그녀에 관한 글들은 대부분 마약 중독과 재활에 관한 것들이다. 심각한 마약 중독이라 재활시설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안들어 갔다, 마약을 끊었다, 않끊었다 등등. 몇 주 전에는 남자친구와 한판(싸움) 거하게 한 후의 사진이 유출된 모양이다. 어디든 유명인들의 싸움은 화제거리가 되기 마련이지만, 이 사진들은 제법 자극적이다. 남자 친구의 목에 선명하게 새겨진 그녀의 손톱 자국, 얼굴 전체에 번져 버린 그녀의 눈화장, 신발 위의 혈흔 등. 똘아이 한명 추가했다고 생각했다. 문제의 사진 (사진이 너무 자극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