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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d Adventure of Rabbi Jacob 우연히 'The Mad Adventure of Rabbi Jacob'라는 70년대 프랑스 코미디 영화를 봤다. 기대치않은 인종차별 코미디에 요절복통하고 말았다. 민감한 중동 지역 인종문제를 코미디로 풀어내는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Crash'처럼 점잖은 척 불쾌하지도 않고, 대수롭지 않은 역할 전복 코미디 'Guess What?'처럼 현실을 가장하는 싸구려 가식도 없다. 솔직한 억지는 유쾌하고, 말도 안되는 해피엔딩은 순박하기까지하다. 심각하기만한 인종차별의 문제의 해결도 이렇게 간단하고 유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억지로 섞고 억지로 서로 사랑하면 모든 적대가 녹아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약해 빠진 생각이 아닐 수 없지만.. 프랑스 백인 아저씨와 중동인 미남 첩보원이 우연히 유대.. 더보기
Margaret Cho 미국에 꽤나 유명한 한국인 스탠업 코미디언, Margaret Cho가 있다. 몇년전인가 KBS 인간극장에서 스탠업 코미디언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그녀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중간중간 짤막하게 보여주는 그녀의 공연은 솔직히 별로 재미가 없어 보였다. 그저 문화차이인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말았다. 그러다 어제, 우연히 그녀의 공연 DVD를 보게 됐다. 이런. 뒤집어 지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한 미국인 2세의 딸로 태어난 Margaret Cho, 그녀가 얘기하는 그녀의 삶은 재밌다기 보다는 처참하다. 그녀는 TV에 출연하기 위해서 네트워크의 요구대로 2주만에 30파운드를 감량했다가 신장에 병이 생겨버리고, 그녀의 자유분방함때문에 미국내의 한국 사회로 부터 멸시도 받고, 그로 인한 실패.. 더보기
판의 미로 는 끝맛이 참 씁쓸하다. 물론, 영화에서 묘사되는 현실 역시 무척 잔인하고 또 흉악했다. 그래도 영화의 결말이 승리를 보여줬다면, '현실'의 세계가 '가상'의 세계에 침범당하여 산산조각나는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이렇게 까지 허탈하지는 않았으리라. 영화에서 그려지는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는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의 영역은 절대 침범되지 않는다. 단지, 주인공 '오펠리아'의 머릿속에서만 '겨우' 공존하고 있을 뿐이다. '현실'에 의한 '가상'의 파괴나, '가상'에 의한 '현실'의 전복은 없다. 단지, 두 세계 사이에서 고통받는 '오펠리아'만 있을 뿐이다. 지긋지긋한 '현실'의 세계에서 '오펠리아'를 구해주었어야 할 '가상'의 세계는 오히려 '오펠리아'에게 책임을 묻고 시험.. 더보기
몽상가들 - 두 번째 생각 은 '프랑스 68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점은 2003년 현재이다. 그리고 1968년과 2003년의 시대적 간극을 메우는 인물이 바로 미국인 '매튜'다. 영화 속 주인공 매튜 역시 1968년을 살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가 영화 속에서 대변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현시대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튜가 '테오', '이사벨' 남매와 동화되기를 원하는 것은 30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만큼 채워내기 힘든, 이루어 질 수 없는 욕망에 불과하다. 테오와 이사벨에 대한 매튜의 욕망은 그들을 흠모하고 동경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가 욕망하는 것은 그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그들을 떼어 놓는 것이고, 그가 속한 이성의 세계에 .. 더보기
Welcome Mr. Mcdonald 영화 를 봤다. 신인작가가 집필한 라디오 드라마가 제작되는 우여곡절의 과정을 보면서 라디오 매체의 흥미로운 특성을 발견했다. 라디오 매체와 TV로 대표되는 시각매체의 가장 큰 차이는 간단하게도 라디오 매체는 '영상이 없다'는 것이다. '영상이 없다'는 것은 드라마 제작이 영상의 한계에서 벗어난다는 뜻이고 내레이션과 대사를 적절히 이용하면 아무런 제약 없이 어떠한 이야기도 표현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러한 청각 매체의 특수성으로 인해 영화 속 라디오 드라마 제작과정에서는 TV 드라마의 그것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이한 모습들이 연출된다. 등장인물의 이름, 배경 등 드라마의 이야기가 매 분 매 초 손쉽게 교체된다. 이러한 빠른 교체에 현실성을 부여하기 위해 급조한 '특수 청각 효과'도 이용된다. 무엇보다,.. 더보기
<스파이더맨3>의 거만 의 거만은 전편의 성공으로부터 온 것이리라. 지나치게 멋을 부린 연출과 도저히 연결점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거대해진 이야기는 영화를 단순한 테크놀로지의 볼거리로 전락시켰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파이더맨의 거만을 감상하고 나서야, 의 미덕이 겸손함이었음을 깨달았다. 단순하지만, 주인공 '파커의' 내부 갈등으로 수렴했던 이야기 구조, 지나치지 않게 절제된 잘 짜여진 액션씬, 빠른 호흡에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템포를 조절하는 배려 등 마치 주인공 '피터 파커'같은 겸손함 말이다. 에서 갈등의 시작이었던 '피터 파커'의 변화와 함께 영화도 겸손함을 과감히 버려버린 듯 단지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가'를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역시 테크놀로지는 유치한 서사의 결핍을 보전할 수 없다. 대.실.망... 더보기
Adrian Lyne 국내에서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 영화감독 중에 Adrian Lyne이 있습니다. Adrian Lyne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시는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가 만든 영화중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 많습니다. Kim Basinger와 Mickey Rourke가 나왔던 9 1/2 Weeks(아! 하셨습니까?), 헐리우드 첫 직배 영화로 더 유명한 위험한 정사(Fatal Attraction), Stanley Kubrick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해 화제가 되었던 Lolita 등 제법 인지도가 있는 작품들이지요. 그의 영화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Adrian Lyne이라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게 된 것은, 아무래도 빨간 영화로 편중된 그의 작품 세계 때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