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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rno

4컷 만화 그리기.

네컷 만화의 4컷은 각각 '기(起)-승(承)-전(轉)-결(結)'을 의미합니다. 이것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누구나 쉽게 네컷 만화를 그릴 수 있습니다.
 
  일단 '기'는 사건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인물이 등장하여 이야기를 출발 시킵니다. '승'은 '기'에서 시작된 것을 이어받아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세번째인 '전' 입니다. 이 단계에서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의아하게 느껴지는 상황을 만들어 냅니다. 마치 반전 같은 것으로서 독자가 기대하던 전개가 아닌 빗나간 상황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결'에서 독자가 의아하게 느꼈던 부분을 해소시켜주며 이야기를 정리하고 끝맺습니다. 아래의 만화를 보면 잘 이해가 갈 듯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첫번째 컷과 두번째 컷은 기-승에 걸맞는 역할을 잘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컷에서 인물들(미군 장교와 카투사 병사)이 등장하여 평범한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그리고 주고 받은 이야기에 기초하여 두번째 컷이 그려집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두번째 컷에 결말을 암시하는 장치를 두었는데 그것은 방번호입니다. 세번째 컷에서 독자들이 보기에 의아한 상황인, '방에서 보라색 연기가 새어나오는 일'이 벌어집니다. 만화에서 보라색은 '독성이 있음'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결말에서 그 보라색 연기가 새어나온 것은 그 방이 독방(獨房)이 아니라 독방(毒房)이었기때문에 그랬음을 알려주며 결말을 맺습니다. 언어유희를 사용한 유머였습니다.

  최근에 대 히트를 친 시리즈 네컷 만화인 '아즈망가 대왕'의 경우 '기-승-전-결'의 법칙을 깨고 그린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여기에서 말씀드린 것은 어디까지나 정형화된 것일 뿐이고 아이디어만 좋다면 '기-기-기-결', '기-승-승-전'등 어떤 형태로든 작가는 자유롭게 변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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