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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무지개 여신 - Rainbow Song

"우유부단한 면도 좋다
근성 없는 면도 좋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도 좋다
둔감한 면이 좋다
웃고 있는 얼굴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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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떠오르기만 한다면) 말라 비틀어져가고 있는 심장을 쥐어 짜내는 어떤 근원적인 힘이 있다. 그 힘에 의해 떨어지는 것이 땀이든, 눈물이든, 또는 피든 간에.

추억과 함께 앨범 속에 남아 있는 뿌옇고 쓸데없이 밝은 한 장의 사진과 같은 이 영화는, 심지어 대학 시절까지 벌써 추억으로 변모해버린 내게, 뭉클한 심장의 탈수 현상을 일으키게 하였다. 화면은 시종일관 부드럽게 흔들렸고, 작품 속에 등장하는 또 하나의 작품인 "지구 최후의 날 The End of the World"를 찍을 때 사용되는 구식 스프라이서 카메라와 코다크롬 필름의 조합과도 같은, 하이라이트가 극대화되고 소프트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은, 그리 멀지 않아 따로 기억조차 하지 않고 있던 시간들을 추억으로 돌려세웠다.

일본 영화 특유의 공백이 잔잔히 흐르고 있는데다, 감정의 흐름이 미세하여 갑갑해지는 스토리는 자칫 이 영화를, 흔해빠진 "지루한 일본영화"로 낙인짓기 쉽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서 어떤 사람들은 이 영화의 끝부분에서 어쩐지 부끄럽다, 싶은, 아마도 심장에서부터 역류한 눈물을 조금 흘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자기 스스로를 이성적으로 분석하지 않아도 되는 시절, 을 청춘으로 정의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자기 스스로를 믿으며 살다, 언젠가 나를 믿어주는 또다른 사람이 절실하게 필요해진다면.



p.s. 우에노 주리.. 내한 함 하쇼.

p.s. 2. 이와이 슌지는 제작만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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