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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rno

아기와 나, 마리모 라가와. 지금은 거의 펜을 들지 않지만, 저도 철 없던 중고등학교 시절엔 만화가가 되겠다고 동아리 활동이니 코믹 마켓이니 ACA니 하며 만화라는 매체에 이 한몸 불태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제 스스로 제가 그렸던 만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기와 나'라는 만화에 참 많은 영향을 받았었구나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로 올라가는 겨울에 한 친구랑 헌책방에 가서 아기와 나가 실려있는 순정 월간지인 '터치'를 구입하고 함께 책을 보며 '내가 윤진(아기와 나의 '완벽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설정의' 주인공)이랑 닮았네.', '아니네, 내가 더 닮았네.'하며 말싸움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로 돌아가서 그 초딩들에게 하이킥을 먹여주고 싶군요. 아무튼. 아기와 나에는 스토리적인 측면에.. 더보기
short program 중 '가는 봄', 아다치 미츠루. '아다치 미츠루'표 만화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삼각 관계'입니다. 그는 삼각의 꼭지점에 있는 캐릭터들이 서로에 대해서 갖는 감정을 상대방에게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독자들만이 그것을 눈치 챌수 있도록 어딘가에 살며시 숨겨 둡니다. 그로 인해 독자들은 주인공의 사소한 대사 한마디에 깊은 뜻이 숨어있었음을 나중에 깨닫고 더욱 감동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 구조가 매 작품마다 너무 자주 반복되어서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솔직히 저도 최근작인 '크로스로드' 또한 'H2'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여 많이 실망했었습니다. 그전의 '미소라'와 '카츠'는 더욱 참혹했었죠. 어찌됐든 이 '쇼트 프로그램'이라는 3권짜리 단행본(제가 가지고 있는 국내판은 하이북스에서 2001년에 나온 것으로 총 3권입니다. .. 더보기
엑셀사가, 와타나베 신이치. '엑셀사가'는 다소 막 나가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감독의 이름은 와타나베신이치. 지금은 너무나도 유명해진 카우보이 비밥, 사무라이 챰푸르의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과는 전혀 상관없답니다. 저는 처음에 동일인물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니더라구요. 엑셀사가는 최근 초딩들 사이에서 초특급 인기를 끌었던 (하지만 저도 한때 미쳐있었던) '케로로 소대'와 마찬가지로 '패러디'를 주무기로 하고 있습니다. 헌데 감독은 '실험'이라는 이름하에 패러디 뿐만 아니라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여러가지를 선보입니다. 감독이 직접 작품에 처음부터 끝까지 비중 높은 인물로 출연하기도 하고, 등장 인물이 죽어도 '대우주의 의지'라는 캐릭터가 죽은 등장 인물을 얼마든지 살려내고, 이야기와는 관계없는 듯한 외국인 노동자의 이야기를 병.. 더보기
십시일반, 박재동 외. 예전에 '6개의 시선'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아직 파주 언저리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던 시절에 쥐꼬리만한 월급 쪼개서 vcd를 구입해서 보았던 '인권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사실 '인권'보다는 '국가에서 지원해 주었다는 것'으로 더 큰 이슈를 끌었던 듯 합니다만. 암튼 세금 지원을 받은 인권에 관한 문화 상품 중에는 만화도 있었습니다. '십시일反'이라고, 열 개의 시선이라고 해야할까요? 열 명의 만화가들이 인권에 관해 짧게 그린 것들이 수록되어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제 마음에 드는 만화는 홍윤표의 '인어공주'입니다. 두 페이지짜리 만화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어공주는 자신이 폭풍우 속에서 구해준 왕자와 만납니다. 왕자는 인어공주에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맞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어.. 더보기
호박과 마요네즈, 키리코 나나난. 키리코 나나난의 '호박과 마요네즈'는 '우리의 생활은 그 날이 그 날이다.'라는 주인공 '츠치다 미호'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줄거리 : 츠치다는 '세이'라는 남자와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과거에 '하기오'라는 사내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낙태를 했었고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활력이 모자란 세이를 위해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녀는 우연한 기회에 매춘을 하게 됩니다. 얼마 후, 츠치다는 세이에게 매춘이 들통 나고 둘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을 때 하기오와 우연히 재회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기오와의 만남이 지속되던 도중, 세이가 자신의 꿈을 찾아간다며 그녀 곁을 떠나갑니다....... 호박과 마요네즈는 이야기만큼이나 그림에도 꾸밈이 없습니다. 작가는 펜선과 먹, 그라데이션 없는 스.. 더보기
팔레스타인, 조 사코. 2005년 늦은 봄에 제 친구 중 하나는 돌연 이스라엘로 어학 연수겸 여행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스라엘로 어학 연수라....... 히브리어를 배우겠다는 건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키부츠에서 일하며 여러 나라 사람들과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을 하며 외국어 실력도 (많이는 아니지만) 늘리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합니다. 어찌되었건 그는 가자 지구, PLO, 폭탄 테러 등을 떠올리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해 5월 하순에 레바논 행 비행기를 탑니다. 그리고 예상보다 빨랐지만, 그는 별 탈없이 돌아왔습니다. 게다가 저에게 '팔레스타인Palestine'이라는 만화책을 안겨주었답니다. 팔레스타인의 저자인 '조 사코Joe Sacco'는 1991년 말부터 1992년 초에 약 2.. 더보기
SEX, kamijo athushi.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작품을 드러내어 다함께 즐기고 찬양하자!'를 모토로 삼고,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그 두번째는 바로, 카미조 아츠시의 1989년 작, 'SEX'라는 작품입니다. '카미조 아츠시'라는 작가 자체가 많이 알려져있는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카미조 아츠시는 일본에서 가장 스타일리쉬한 그림체를 가지고 있는 작가들 중 하나입니다. 그는 처음에 '토이(TO-Y)'(1985년작)라는 음악 만화로 부와 명성을 얻었습니다. (유희열씨가 이끌고 있는 모 프로젝트 그룹과 같은 이름이군요.) 그리고 우리나라에 두번째로 알려진 작품이 'SEX'입니다. 솔직히 말해, 저로서는 이야기가 재미있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개그도 없고, 눈에 띄는 사건도 그다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뭐 이것은 어디까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