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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들 - 두 번째 생각

<몽상가들>은 '프랑스 68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몽상가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점은 2003년 현재이다. 그리고 1968년과 2003년의 시대적 간극을 메우는 인물이 바로 미국인 '매튜'다. 영화 속 주인공 매튜 역시 1968년을 살고 있는 인물이지만, 그가 영화 속에서 대변하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현시대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튜가 '테오', '이사벨' 남매와 동화되기를 원하는 것은 30년이라는 시간의 차이만큼 채워내기 힘든, 이루어 질 수 없는 욕망에 불과하다.
 
    테오와 이사벨에 대한 매튜의 욕망은 그들을 흠모하고 동경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그가 욕망하는 것은 그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그들을 떼어 놓는 것이고, 그가 속한 이성의 세계에 보기 좋게 그들을 가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튜의 시점으로 테오와 이사벨의 자유로움과 천진난만함을 보게 되는 우리 역시 그와 같은 모순적인 욕망을 느끼게 되고, 그가 그러했던 것처럼 결코 떼어놓을 수도,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조차 없는 그들의 이상한 유대에 급기야 질투를 느끼기 까지 하는 것이다.
   
    이처럼, 테오와 이사벨, 그리고 매튜를 연결하는 ‘68혁명’을 대하는 <몽상가들>의 자세는 1968년, 그 시절에 대한 향수와 흠모, 그리고 질투가 뒤섞인 이중적이고 다분히 모순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기적같은 혁명이 가능했던 그 시절의 무모한 열정과 용기에 무한한 애정을 느낌과 동시에, 그 혁명이 그들만의 것이라는 점, 아무리 기를 쓰고 노력해도 우리는 그들과 같은 역사를 쓸 수 없다는 점을 질투하고 있는 것이다. 매튜는 그들을 사랑하고 또 그들의 모순을 비판했지만, 중요한 것은 행동한 것은 테오와 이사벨이었고, 변명하며 뒷걸음친 건 매튜 자신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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