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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bon

비이성적 인물


영국 산업혁명 시기에 극작가 버나드쇼는 인류 역사의 발전이나 진보는 '비이성적인 인물'들이 주도해 나간다고 예견했다.
비이성적인 인물은 정신이상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주변환경의 변화나 요구에 자기 자신을 적응하며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환경을 자기 자신에게 굴복시키고 해체시키는, 창조적인 사람을 일컫는 말일테다.

밑의 글은 고흐가 조카인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을 엮은 책의 일부이다.



『반고흐, 영혼의 편지』. 반고흐 지음.

내가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너에게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싶다. 사물의 핵심에 도달하려면 오랫동안 열심히 일해야 한다. 내목표를 이루는건 지독하게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내 눈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으니까.

(중략)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보잘것 없는 사람, 괴벽스러운 사람, 비위에 맞지 않는 사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도 어떤 사회적 직위를 갖지도 못할, 한마디로 최하 중의 최하급 사람..., 그래, 좋다.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 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여주겠다.
그것이 나의 야망이다. 이 야망은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원한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왔고, 열정이 아니라 평온한 느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따금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도 내 안에는 평온함, 순수한 조화, 그리고 음악이 존재한다. 나는 이것을 가장 가난한 초가의 가장 지저분한 구석에서 발견한다. 그러면 마음이 저항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런 분위기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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