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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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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on Schiele(1890-1918),  죽음과 소녀


고달픈 생들의 마감. 에밀 졸라가 그렸던 죽음은 그러했던것 같다.

숱한 등장인물들의 죽음을 보고 읽었으면서도 유독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서 느꼈던 죽음은 그 어느 낭만적인 비련의 여주인공의 죽음보다도 더 매력적이었다.

사실주의를 넘어 자연주의 줄에 선 졸라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죽음은 찍어낸 이미지가 아닌 생생한 삶이었고, 대학시절 나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이 아닌가 하고 반문하곤 했다.

소녀가 끌어안고 있는 저 죽음!
쉴레의 그림을 보자마자 내뱉었던 감탄사였다.

생이 끔찍하면서도 아름다운것만큼 죽음도 그러하리라. 더불어 죽음은 '신대륙'이라는 거부하기 힘든 패로 도박을 걸어온다. 소녀가 선홍빛 죽음을 껴안은 것인지, 죽은 이를 껴안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드디어 안식을 찾은 그녀의 고통은 지나간듯 보인다. 곧 하나가 될 듯한 두 인물은 모두 절실하며,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
아마도 화가는 사랑을 그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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