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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를 하라, '쇼바이벌'

쇼를 하라, '쇼바이벌'

 세상에 쉬운 일이 뭐 하나 있겠냐마는 자본의 힘을 얻지 못한 무명가수가 성공하는 일 역시 생존게임에 가깝다. '쇼바이벌'은 이러한 생존게임을 무대 위로 끌어올려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실제 인물들의 경쟁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에 만연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의 비교를 피할 수는 없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 나름의 장점으로 훌륭히 1기를 마쳤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 중 대다수는 '아메리칸 아이돌'류의 기존 아이돌 프로그램을 베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그 프로그램들의 기본 목표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존 '아이돌' 프로그램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숨겨진 인재들을 찾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무대에서 최종적으로 벌어지는 각축전 외에도 각 지역 예선 참가자들의 기대되는 실력, 혹은 보기 민망할 정도로의 부족함을 보이는 오디션 장면들이 프로그램의 한 축을 담당한다. 최종 목적은 물론 우승을 통한 연예계 데뷔이다.

 그러나, '쇼바이벌'의 경우는 이미 1차적으로는 검증된 -경쟁을 딛고 음반 기획사에 계약을 따낸- 가수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우승'도 우승이지만, 자신들의 실력을 한 번이라도 방송에 내보내는 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 천신만고끝에 우승을 차지한 '에이트(8eight)' 외에도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한 '슈퍼키드', '스윗 소로우', 'V.O.S' 등이 모두 우승자이다. 네티즌 사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베이지'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점을 기준으로 굳이 타 프로그램과 비교를 시도하자면, "America's got talent" 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결승까지 진출했던 'at last'의 경우에 가까울 것이다. 노래 뿐 아니라,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출연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at last'는 힙합펠라라는 독특한 장르와 뛰어난 화음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주요 멤버가 한국계라는 점에서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팀은, 지역에서는 이미 음반을 출시했었다는 점에서 아마추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 프로그램 출연은 'at last'에게 미국 전역은 물론 우리나라와 같은 국외로까지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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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바이벌'의 시도는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주는 것은 물론, 수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실력있는 가수들을 되살려 침체된 음악계를 부흥시키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또한 방송사 측 입장에서도 일부 스타들에 의존하고 있는 현 세태를 조정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2기에도 벌써 실력은 이미 입증되었지만 이름을 얻지 못한 이른바 중고신인들과, 패기넘치는 신인 가수들이 포진되어 있어 기대감을 준다. 다만 1기에서 지적되었던 부분들, 특히 실력 외의 것들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분위기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 승리의 드라마는 아름답다. 그러나 그것에만 의존해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 한다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우승팀 '에이트'와 '쇼바이벌' 제작진이 모두 넘어야 할 굴레다.


* 이미지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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