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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st-patches

Test-patches by 66b/cell in 2001~계속

 

커뮤니케이션은 오랜 기간 동안 나에게 매우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었다.

내가 아닌 누군가와 서로 생각과 느낌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바로 살아있다는 것과 동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스크린을 통해 무언가를 보이는 일을 배워 나가면서, 화면의 뒤에 물러서서 간접적으로 관객과 만나는 방법을 택해 왔지만, 스크린이라는 것은 소통의 통로이면서도 한편으론 직접적인 소통을 걸러내고 가로막는 한계, 벽으로서도 자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 스크린을 넘어서는 더 많은 교류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비디오 아트 ("Video as Art"-Griffith Univ.2006) 수업을 듣게 된 것은 내게 참으로 멋진 행운이었다.

 

비디오 아트를 비디오를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아트로 정의하자면, 여기에는 스크린만을 이용하는 방식, 전시물을 겸하는 방식, 실제의 퍼포먼스가 겸해지는 방식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게 제일 매력적이었던 것은 비디오를 이용한 인터렉티브 아트였다. 미리 제작된 혹은 실시간의 영상들을 이용하여 상호 작용을 보여 주는 이러한 예술 작품들은 각각 저마다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겠지만, 이러한 구현 방식 자체가 소통이라는 것에 생각하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나는 스크린의 한계적인 특성을 넘어 스크린의 밖에서 스크린의 안을 조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사실 일상에서 우리가 늘 하는 의사 소통조차 수많은 장애 요소들로 인해 변질되고 단절되는 것이 사실임을 볼 때, 소통의 장애 요소(스크린)를 넘어서는 소통이 가능함을 보임으로써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싶은 희망을 보이고자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66b/cell'의 작품 'test-patches'는 이러한 나의 구상과 가장 유사한 형태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66b/cell은 일본의 테츠토시 타바타와 호주의 마리아 아드리아나 베르다스동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다국적 미디어 퍼포먼스 그룹으로 한국에서도 공연을 선보인 적이 있다. 컴퓨터 그래픽과 센서 등을 포함한 디지털 상호작용 기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인터렉티브 아트를 구현해 내며, 멀티 스크린을 포함한 무대 장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을 함께 활용하여 다층의 구조를 가진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test-patches'가 그 좋은 예로, 이것은 각 장면(patch)들에서 화면과 퍼포먼스의 상호 작용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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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st-patches'는 인체의 움직임과 멀티미디어를 접목시킨 퍼포먼스이다.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각 장면들('scene' 혹은 'patch')은 테스트 어플리케이션과 같이 반응과 결과를 측정해 보는 실험의 공간이다.  따라서 각 장면은 항상 변화, 조정, 재배열, 확대, 축소가 가능한 열린 구조이며, 이러한 퍼포먼스 형식은 'cut'n paste'라는 디지털 환경과 맞닿아 있다. 'test-patches' 에서 사용되는 컴퓨터그래픽, 애니매이션, 조명, 사운드는 단순히 화려하고 정교한 무대 배경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체의 확장, 혹은 인체가 갖고 있는 잠재력을 확장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특히 연기자와 배경 모두를 흑.백으로만 표현함으로써 이 둘의 구분을 시각적으로 더욱 모호하게 함과 동시에 0과 1의 디지털적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 아트센터 나비의 작품 소개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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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퍼포머의 행동에 의해 화면의 공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파트인 'Puyo Puyo' -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유명 컴퓨터 게임 제목이기도 하다. - 였다. 다른 파트들에서 보이는 추상적인 화면 변화들이 연기자의 움직임을 센서로 받아 들여 화면에 나타내는 직접적인 상호 작용 화면이었던데 비해, 미리 만들어진 화면에 연기자가 맞춰서 연기하는 형태였기에 나는 이런 방식의 작업을 'fake interaction - 가짜 상호작용'이라는 말로 표현을 했지만, 마리아 (나는 그녀를 이 수업의 lecturer이자 tutor로써 만나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는 그것 역시 또 하나의 상호작용이라고 이야기했다.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나도 그 말에 동의를 하게 된다. 전자가 사람에 대한 화면/기계장치의 흉내냄(상호작용)이었다면, 후자는 화면에 대한 사람의 흉내냄(상호작용), - 더 나아가 그 화면을 만든 사람에 대한 흉내냄이 아닐까? 나 역시 내 프로젝트 작품에서 이러한 상호작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했었다. 사실 내 경우는 연기자와 스크린 이미지를 만든 사람이 동일하였기 때문에 스크린 너머의 대상이 엄밀히는 타자가 아니었지만, 내가 보이고 싶었던 것은 스크린을 뛰어 넘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 그 자체였다. 즉, 무대에서 나는 화면 너머의 제3자와 소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내가 소통을 시도한 대상은 무대를 둘러싸고 있던 관객들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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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웹사이트]

 

http://www.nabi.or.kr/resource/people_view.asp?people_idx=49

http://www.accentedbody.com/tiki-page.php?pageName=bios

작가 프로필 정보

http://www.artian.net/Theater/content.asp?bidx=3502&division=5&state=

http://2003.sidance.org/seedance/seedance_pro_02.html

각 파트별 소개

http://www.star.t.u-tokyo.ac.jp/~junji/cell66b/index.htm

 

 

주요 장면 사진과 설명

http://www.genemagic.com

http://www.genemagic.com/66b/movie/tp/digest.html

여기에서 'test-patches'의 주요 장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는 리뉴얼로 인해 닫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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