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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03 용이 되지 못한 <디 워> (11)
  2. 2007/08/27 디 워(D-War) (7)

용이 되지 못한 <디 워>

elefant 2007/09/03 18:11 Posted by elefant
얼마 전 <디 워(D-War)>를 봤습니다. 꽤나 기사거리가 많은 영화였죠.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도 등장하고.

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에 관련된 기사나 평은 거의 보지 않는 편이고, -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영화평이나 기사는 찾아보지 않습니다만 - 한창 <디 워>가 한국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을 때 한국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 정보나 여러 쟁점들에 관한 의견으로부터 조금 더 거리를 둔 상태에서 영화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글을 쓰기 전 <디 워>에 관해 읽은 글이라곤 요 앞에 재노형이 쓴 후기가 전부입니다.)

그래도 워낙 말이 많은 영화였기에 친구들을 만나면 <디 워>에 관한 얘기를 잠깐이라도 안 들을 수가 없는데 대충 듣자하니 "뭐, 그래픽은 좋은데 내용이 영 별로더라." 였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아마 영화 외적인 논쟁을 떠나서 영화에 대한 평은 대부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을 하는 것이 물론 연출, 스토리, 연기 모두 수준 이하였지만 그나마 자랑하는 CG 역시 정말 별로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영화 보는 내내 가장 눈에 거슬렸던 것이 바로 CG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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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ar> (www.d-war.com)

영화는 가짜입니다. 거짓이죠. 이건 영화를 만드는 사람도 알고, 영화를 보는 사람도 압니다. 하지만 서로 계약을 하는 거죠. "어차피 이거 뻥인거 다 아는데, 얼마나 진짜처럼 실감나고 재밌게 만드나 보겠어." 계약을 했으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최선을 다해 만듭니다. 그래서 초원을 달리는 티렉스도, 빗자루를 타고 날아 다니는 포터군도, 광선검을 휘두르는 요다도 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죠. 단순히 CG뿐만 아니라 이야기 구조, 화면 구도, 인물들의 연기, 배경 음악 등등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아무리 뛰어난 연출이나 연기 등은 알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뒤떨어지는 연출이나 연기는 금방 관객의 눈에 들통이 나기 마련이니까요. 어설픈 대사나 과도한 음악 사용과 같이 중간중간 튀는 요소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고 상황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런 면에서 <디 워>는 관객과의 계약을 지키지 못한 영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감독의 미숙한 연출력이나 이야기 진행의 엉성함, 역시나 어색한 연기 모두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게 만들고 있거든요. 물론 이에 대해서는 이미 무수히 많은 얘기들이 나왔겠지요.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제가 가장 못마땅해 했던 부분은 바로 CG였습니다.

영화 내에서 CG로 창조된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보자면 정말 훌륭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무기간의 싸움이나 용이 승천하는 장면은 우리가 이때까지 말로만 들었던 이무기와 용의 전설을 눈 앞에 그대로 펼쳐놓은듯 화려합니다. 이 부분에선 정말 심형래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한 영화 전반 내내 CG로 창조된 캐릭터들이 화면 속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것입니다. 도대체 후반작업이라는 것을 했는지 안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재연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화면과 리니지 오프닝을 보는 듯한 화려한 그래픽을 한 스크린에서 동시에 본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스토리 전개도 엉성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한 마당에 직접 시각적으로 와닿는 영상까지 튀다보니 극에 빠져들기는 커녕 제대로 집중해서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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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었어.. 그런데 왜 따로 노냐고?? (www.d-war.com)

차라리 장난감을 날려 찍었던 <우뢰매>와 같은 기술 수준이었다면 오히려 덜 어색했을까요? 왜 캐릭터에 대한 모델링과 움직임은 그렇게 공을 들였으면서 영화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것은 간과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축구에서 개인전술이나 부분전술은 뛰어나지만 정작 팀전술은 형편 없는 수준이어서 항상 지고 마는 팀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심형래 감독의 목표가 이번엔 이 정도 수준에서 그치지만 이무기 하나로 가능성은 인정받을 수 있으니 다음 영화를 위한 발판 정도로 생각을 하거나, 이전 <우뢰매>나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처럼 오로지 어린이 눈높이 정도에만 맞추면 일단은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본인도 이번 작품 정도에 만족하지는 않겠죠. 사실 이번 영화의 소재는 굉장히 흥미로운 것이었고, - 물론 그것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발전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 앞서 언급한 대로 이무기와 용은 정말 감탄이 나올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영화 곳곳에서 기술력이나 연출력의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금 사정때문에 대충 마무리한 것 같은 장면들도 눈에 띄는 것으로 봐서 충분한 지원만 받쳐줬더라면 조금 더 나은 작품이 탄생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고요. 말 그대로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 번엔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겠지만 부분부분 기술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영화 본질에 대해 스스로 더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보는 이들도 더 이상 호의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www.openmyey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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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워(D-War)

편의점 2007/08/27 03:47 Posted by 편의점

 올 여름 영화계의 뜨거운 감자였던 '디 워'를 방금 심야로 따끈따끈하게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어떤 평도 보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킬 수가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워낙 많은 말들이 오고 갔으니까요. 게다가 진중권님이 '디 워'를 이야기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워 '100분 토론'도 아주 집중해서 시청했습니다. 덕분에 참 여러가지 생각을 가지고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이야기하는 '그래픽은 볼 만하나 스토리와 캐릭터는 없다'는 말이 정답입니다. 100분 토론에서 진중권님이 말했던 것도 대부분 납득이 갑니다. 단지 그 표현방법이 조금 과격했었던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냥 별 생각없이 본다면 심야영화비 4,000원은 전혀 아깝지 않을 것입니다. 후반부의 시가전과 이무기 간의 전투 장면은 꽤 흥미진진했으니까요. 관객 수 800만 돌파가 눈 앞, 미국 개봉을 앞 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 워'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스토리, 인과관계의 부재, 대사처리와 배우들의 연기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완전히 개인적인 감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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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 워'의 한 장면


 저는 괴수 영화 마니아는 아닙니다. 내가 본 괴수영화!라고 꼽을 만한 것은 킹콩과 고질라가 전부니까요. 하지만 '디 워'의 '이무기'가 가진 약점을 킹콩과 고질라를 통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무기'는 감성이 부족합니다. 괴수 영화의 주인공은 역경을 이겨내고 사랑에 빠지는 남녀가 아니라 바로 괴수입니다. 따라서 관객이 괴수를 통해 감정 변화, 전이, 이입 등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질라의 탄생 배경, 죽음의 순간 등을 통해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절대악 괴수'로서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 100분 토론에서 진중권님이 이야기했던 킹콩과 사로잡힌 여자의 감정 교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스톡홀름 증후군이 되었든 뭐가 되었든 말이죠. 하지만 '이무기'를 통해 감정의 변화를 느끼기는 힘듭니다. 탄생의 배경도 설명이 부족하고 선한 이무기의 존재로 인해 '절대악'으로 이해하기도 힘듭니다. 이무기는 여럿인데 그 중에 착한 놈도 있고 나쁜 놈도 있는건가? 그럼 '부라퀴'만 나쁜 놈? 다른 나쁜 이무기는 없어?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했으니 500년되에 용이 될 이무기 후보가 있는건가? 궁금증은 끊이질 않습니다. 캐릭터 설정이 명확하지 못해 이무기를 통해 감정의 격류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 주인공인 괴수가 강한 임팩트를 주지 못한다는 점. 무척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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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콩'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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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콩'의 한 장면


 며칠 전, '디 워'가 해외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들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영화평과 흥행이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연 '디 워'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물음에는 저 또한 회의적입니다. 미국 영화에 비해 무엇이 부족한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저는 기술의 차이, 스토리 진행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디 워'가 미국인의 코드에 과연 맞을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미국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가치는 바로 '가족'입니다. 미국 드라마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유명한 '프리즌 브레이크', '로마' 등을 보더라도 미국 사회가 '가족'을 얼마나 중요시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른 괴수 영화에서도 인간으로 등장하는 캐릭터에게는 부모가 있고 형제자매가 있습니다. 그러나 '디 워'에 등장하는 두 남녀의 가족 관계는 희미합니다.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그렇다면 두 남녀를 연인으로서 강하게 결합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이야기, 인과관계의 부족으로 이 또한 성공적으로 끌어내지 못합니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인 '가족코드'를 놓친 상태에서 과연 '디 워'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타깃이 저연령층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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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 워'의 남녀 주인공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승천하는 용과 아리랑은 무척 인상적일 것입니다.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미국의 그들에겐 무척 생소할테니까요. 특히 동양 특유의 용이 무척 섬세하게 구현되어 깊은 인상을 줄 듯 하네요.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미국 개봉에도 심형래 감독님의 에필로그가 들어가는가 하는 점입니다. 흥미진진한 시가전과 이무기 간의 전투 후에 갑작스런 에필로그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미 많은 방송을 통해 다 들었던 이야기들이었으니까요. 굳이 넣을 필요가 있었나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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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 워'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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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 워'의 한 장면


 며칠 전 썼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 리뷰에도 했던 이야기가 여기에도 쓰일 수 있을 것 같네요. 물론 그 글에서도 '디 워'를 써먹긴 했지만. 영상이 아무리 뛰어나도 스토리, 캐릭터가 약하면 큰 성공을 거두기 힘듭니다. 스토리가 훌륭하고 캐릭터가 뛰어나야 캐릭터 상품도 팔리고, 다른 장르로 퍼져나갈 수 있는 것이죠. 친구와 '남극일기'란 영화를 보고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80억으로 저 추운데 가서 저렇게 고생해서 겨우 이 정도?' '디 워'는 이런 말을 듣진 않을 것 같습니다. 후반부는 꽤 볼만했으니까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흘려버린다면 언젠가는 그것보다 더한 말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더욱 좋은 모습,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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