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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8 포비든킹덤에 관한 몇 가지 여담 (1)
  2. 2007/09/03 용이 되지 못한 <디 워> (11)

포비든킹덤에 관한 몇 가지 여담

ru_happy 2008/04/28 20:30 Posted by ru_happy

[포비든킹덤에 관한 몇 가지 여담]

성룡과 이연걸의 첫만남이라는 이슈에도 불구하고 극장에는 그렇게 많은 인파가 보이지는 않았다. 헐리우드 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더 이상 이 둘은 막강한 티켓파워를 가진 캐스팅이 아닌 듯하여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캐스팅을 제외하고 보면 패인은 너무 많은 관객들을 수용하려다 중심을 잃은 점일 것이다. ‘킬빌’처럼 무협 고전들을 오마주하기도 하고, 서양 사람들이 좋아하는 반지의 제왕 판타지의 뼈대와 특수효과를 가져다 쓰고, ‘가라데 키드’류의 소년 성장기까지 패키지로 묶었지만 킬빌처럼 아에 매니악하게 가지도 못하고, 너무 쉽게 풀려 버리는 저학년용 구성은 한계가 컸다. 하지만 이것저것 신경쓰지 않고 기분전환으로 보기에는 큰 무리 없는 영화이다. (개인적으로는 킬빌보다는 재미있었다. 킬빌이 걸작 대우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고전 작품에 대한 오마주에 열광하는 것은 매니아들에게나 해당되는 일이고, 파격이라고 해 봐야 서양에서 만들었다는 점이 그런 것이지 중국 무협 영화를 이미 봐 본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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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장 보다는 TV가 더 친숙한 성룡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극장을 찾아가서 이 영화를 본 까닭은 바로 여기에 들어간 국산 CG때문이다. 한 동안 같은 길을 바라봤던 친구의 세계 데뷔를 확인하기 위해서... 모든 관객들이 다 나가고 직원이 눈치를 주었지만, 끝까지 크레딧을 지켜본 결과 그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녀석, 수고했다. 온라인 상에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포비든킹덤의 CG는 국내의 3개 CG전문회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공동제작을 한 것이다. 그래서, 개봉하기 전부터 어떤 퀄리티를 보여 줄 것인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정작 포비든킹덤의 극장용 광고(티져)에서는 ‘나니아연대기, 툼레이더의 제작진’이라는 표현을 써서 마치 헐리우드 산 CG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국산 CG가 들어간 것을 몰랐을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이것은 일부러 숨긴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든다. ‘디워’의 애국심 마케팅의 후유증 때문에? 국산이라고 하면 퀄리티가 낮아 보이고 헐리우드라고 하면 좋아 보일까봐? 어느 쪽이든 불신이 그 바탕에 있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짚어보고 싶은 점 또 하나는 스패로우라는 캐릭터이다. 골든 스왈로우 혹은 금연자(황금제비나 쇠제비 정도 되겠다. 제비 모양의 다트를 무기로 써서 붙여진 이름인듯)라는 고전 중국 영화의 캐릭터를 패러디했다는 골든 스패로우는 이 역을 맡은 유역비의 앳된 미모 때문에도 주목할 만 하지만 (중국의 국민 여동생이라고 한다. 그럴만하다. 유역비 때문에 이 영화에 대한 내 개인적 평가도 많이 올라간듯… 쿨럭)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은 그녀의 대사이다. ‘스패로우라는 캐릭터가 따로 있나?’하고 처음에 착각했을 정도로 이 캐릭터는 ‘나’라는 주어를 쓰지 않고 대신 ‘스패로우’, 혹은 ‘She’라는 주어를 사용한다. 번역된 한글 자막은 ‘she’도 ‘스패로우’로 바꾸어서 ‘스패로우는 OOO해요.’같은 사오리 어법을 나타내고 있다. ‘미녀들의 수다’들의 인기 패널인 사오리는 ‘나는’ 이라는 말 대신 ‘사오리는’이라고 말하는 독특한 어법으로 유명한데 이는 자신을 ‘나’라고 부르지 못하는 일본 여성의 낮춤식 어법을 그대로 번역해서 생긴 습관이라는 설이 있었다. 스패로우의 사오리 어법을 들으면서 중국에도 그런 차별적인 어법이 있고, 그것을 영어로 직역하다 보니 저런 어색한 대사가 나온 건가 (“유감이에요. 안 됐군요.”가 “I am sorry”가 아니라 “She’s sorry.”라니 황당하기까지 했다.) 하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주인공 덕분에 복수를 마쳤으나 죽음을 눈앞에 둔 스패로우의 대사는 “I… Thank you.”였다. 그것을 듣고 나니, 막판에 와서야 ‘she’가 아닌 ‘I’가 된 것은 그저 우연이 아니고, 앞의 대사들 역시 실수였던 것이 아니라 의도된 대사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부모에 대한 복수만을 바라보느라 자신의 삶을 살 수 없었던 스패로우는 ‘나’라는 주체가 아닌 3인칭의 대상물일 수 밖에 없었고, 복수를 끝마치고 나서 자유로워진 스패로우는 비로소 ‘나’가 되었으리라… 자막을 무심코 읽어서는 눈치채지 못했을 중요한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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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되지 못한 <디 워>

elefant 2007/09/03 18:11 Posted by elefant
얼마 전 <디 워(D-War)>를 봤습니다. 꽤나 기사거리가 많은 영화였죠. 토론 프로그램의 주제로도 등장하고.

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에 관련된 기사나 평은 거의 보지 않는 편이고, -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영화평이나 기사는 찾아보지 않습니다만 - 한창 <디 워>가 한국 사회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을 때 한국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 정보나 여러 쟁점들에 관한 의견으로부터 조금 더 거리를 둔 상태에서 영화 자체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 글을 쓰기 전 <디 워>에 관해 읽은 글이라곤 요 앞에 재노형이 쓴 후기가 전부입니다.)

그래도 워낙 말이 많은 영화였기에 친구들을 만나면 <디 워>에 관한 얘기를 잠깐이라도 안 들을 수가 없는데 대충 듣자하니 "뭐, 그래픽은 좋은데 내용이 영 별로더라." 였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아마 영화 외적인 논쟁을 떠나서 영화에 대한 평은 대부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을 하는 것이 물론 연출, 스토리, 연기 모두 수준 이하였지만 그나마 자랑하는 CG 역시 정말 별로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영화 보는 내내 가장 눈에 거슬렸던 것이 바로 CG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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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ar> (www.d-war.com)

영화는 가짜입니다. 거짓이죠. 이건 영화를 만드는 사람도 알고, 영화를 보는 사람도 압니다. 하지만 서로 계약을 하는 거죠. "어차피 이거 뻥인거 다 아는데, 얼마나 진짜처럼 실감나고 재밌게 만드나 보겠어." 계약을 했으니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최선을 다해 만듭니다. 그래서 초원을 달리는 티렉스도, 빗자루를 타고 날아 다니는 포터군도, 광선검을 휘두르는 요다도 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죠. 단순히 CG뿐만 아니라 이야기 구조, 화면 구도, 인물들의 연기, 배경 음악 등등 모든 요소가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아무리 뛰어난 연출이나 연기 등은 알아내기가 쉽지 않지만 뒤떨어지는 연출이나 연기는 금방 관객의 눈에 들통이 나기 마련이니까요. 어설픈 대사나 과도한 음악 사용과 같이 중간중간 튀는 요소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고 상황에 대해 공감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런 면에서 <디 워>는 관객과의 계약을 지키지 못한 영화라고 생각을 합니다. 감독의 미숙한 연출력이나 이야기 진행의 엉성함, 역시나 어색한 연기 모두 영화의 몰입을 방해하게 만들고 있거든요. 물론 이에 대해서는 이미 무수히 많은 얘기들이 나왔겠지요.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제가 가장 못마땅해 했던 부분은 바로 CG였습니다.

영화 내에서 CG로 창조된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보자면 정말 훌륭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무기간의 싸움이나 용이 승천하는 장면은 우리가 이때까지 말로만 들었던 이무기와 용의 전설을 눈 앞에 그대로 펼쳐놓은듯 화려합니다. 이 부분에선 정말 심형래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마지막 장면을 제외한 영화 전반 내내 CG로 창조된 캐릭터들이 화면 속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것입니다. 도대체 후반작업이라는 것을 했는지 안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재연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화면과 리니지 오프닝을 보는 듯한 화려한 그래픽을 한 스크린에서 동시에 본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스토리 전개도 엉성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한 마당에 직접 시각적으로 와닿는 영상까지 튀다보니 극에 빠져들기는 커녕 제대로 집중해서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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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었어.. 그런데 왜 따로 노냐고?? (www.d-war.com)

차라리 장난감을 날려 찍었던 <우뢰매>와 같은 기술 수준이었다면 오히려 덜 어색했을까요? 왜 캐릭터에 대한 모델링과 움직임은 그렇게 공을 들였으면서 영화를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것은 간과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축구에서 개인전술이나 부분전술은 뛰어나지만 정작 팀전술은 형편 없는 수준이어서 항상 지고 마는 팀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심형래 감독의 목표가 이번엔 이 정도 수준에서 그치지만 이무기 하나로 가능성은 인정받을 수 있으니 다음 영화를 위한 발판 정도로 생각을 하거나, 이전 <우뢰매>나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처럼 오로지 어린이 눈높이 정도에만 맞추면 일단은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본인도 이번 작품 정도에 만족하지는 않겠죠. 사실 이번 영화의 소재는 굉장히 흥미로운 것이었고, - 물론 그것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발전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 앞서 언급한 대로 이무기와 용은 정말 감탄이 나올만한 수준이었습니다. 영화 곳곳에서 기술력이나 연출력의 부족 때문이라기 보다는 자금 사정때문에 대충 마무리한 것 같은 장면들도 눈에 띄는 것으로 봐서 충분한 지원만 받쳐줬더라면 조금 더 나은 작품이 탄생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고요. 말 그대로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 번엔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겠지만 부분부분 기술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영화 본질에 대해 스스로 더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보는 이들도 더 이상 호의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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