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
이 판타지 소설은 사실, 깊이 있게 생각해볼 만한 주제는 없는 편이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문학적 감수성이 부족하고, 독자의 가치관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거창한 사상 역시 부족하다. 그런데, 이 성경책보다 두꺼운(일단 기동성 면에서 낙제점인) 책을 여섯권이나 사서 본 이유는 단지 재밌어서, 였다. 나는 이 책을 앞서 말한 것과 비슷한 이유들(문학적 감수성 부족, 주제의식 부족) 때문에 반지의 제왕과 비교하고 싶지만, 그 점을 떠나서, 재미만 놓고 봤을 때는 반지의 제왕을 앞선다. 이 긴 미국 판타지 소설은, 삼국지 류의 대하 서사시 정도나 되어야 느낄 수 있는 웅장함과 비장함, 스케일적인 측면에서의 감동을 고스란히 살리고 있다. 게다가 작가가 가진 발군의 스토리텔링 능력(치고 빠지는 식의)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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