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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alright 2008/02/17 23:38 Posted by al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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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oss the universe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를 보고,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어 자료 조사를 해봤다. 영화사이트 Imdb에 들어 갔더니 누군가 이런 말을 써놨다.

- 뮤지컬 '헤어Hair'와 '물랑루즈Moulin Rouge'의 아들쯤이라고 보면 되겠다.'

글쎄, 어림잡아 소재나 형식만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부모의 명성에 비해 아들은 어째 좀 초라해 보인다.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 느낌.

그렇다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졸작이라는 것은 아니다. '비틀즈the Beatles' 노래도 좋고, 영상도 아주 예뻐서 두 시간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였다.

다만, '비틀즈'와 60년대,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짬뽕될 것이라는, 장말 대단한 아이디어에 비해 결과물이 좀 아쉽다는 것이다.

굳이 부모와 비교를 하자면, 영화는 뮤지컬 '헤어'의 시대정신을 단순한 로맨티시즘의 소재로 전락시켜버렸고, 컬트를 예술로 끌어 올린 뮤지컬 '물랑루즈'의 참신함과 치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영화가 60년대에 대해 '아는 척'하지 않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영화에 대한 아쉬움은 단지 나의 욕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영화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동경해 마지 않는 60년대에 대해 제대로 말해주길,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잊고 있는 무언가를 일깨워 주길 기대했던 거다.

그러나, 그러기에 영화는 너무 예뻤고, 너무 착했고, 솔직했다.

어떤 블로거는 이 영화를 ‘비틀즈에 대한 헌정 뮤직비디오’라고 평했다. 문득 궁금하다. 비틀즈는 자신들에 대해, 그리고 자신들이 노래했던 그 시절에 대해 지금의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해 주길 원할까. 나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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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좋아한다고 말은 하지만, 나는 영화를 그리 자주 보는 편이 아니다. 보면 몰아 보는 편이다. 아니 몰아 보게 되는 편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한 두어 달은 영화 한 편 보지 않는 삭막한 생활을 계속하다가 꼭 한 번에 영화 두 세편을 몰아 보는 상황이 우연히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도 우연찮게 두 편의 미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한 편은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감독의 야심찬 신작 <조디악(Zodiac)>이었고, 다른 한 편은 요즘 들어 눈여겨 보고 있는 스티브 카렐(Steve Carell)주연의 <40살까지 못해본 남자(The 40 year old virgin)>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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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디악>은 여러가지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연상시키는 영화였다. 비록 두 영화 모두 미해결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공통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극의 전개나 그에 따른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변화 등이 너무도 흡사해서 보는 내내 두 영화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조디악>이 <살인의 추억>을 배끼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디악>은 흥미로운 영화였다. 두 시간이 넘는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하지도 않았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자신의 신식 (어쩔땐 지나쳐서 조잡해 보이기 까지하는) 연출법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했고, 그에 어느 정도 거부감을 느끼고 있던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Robert Downey Jr.)(정말 타고난 연기자)나 마크 러팔로(Mark Ruffalo) 같은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고, 무엇보다 클로에 셰비니(Chloe Sevigny)를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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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미국에서는 대성공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다지 새롭지도 재미있지도 않았다. 40살이 되도록 섹스를 못해 본 남자가 친구들의 손에 놀아 나다가 결국 사랑에 성공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다지 공감이 가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미스 리틀 선샤인(Miss Little Sunshine)>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스티브 카렐이 신통치 않았다.



영화에 대해 말이 많았는데, 사실 내가 이 글을 시작한 이유는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날은 정말 세상에는 운명적인 힘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은데) 몇 달 만에 그것도 하루에 몰아서 보게된 두 영화에서,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노래들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의 OST에서 나왔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제일 먼저 발견했다(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조디악>의 오프닝곡에 쓰인 <Easy to be hard>와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엔딩곡에 쓰인 <Aquarius>는 모두 뮤지컬 <Hair>에 등장하는 노래들이다. 두 영화에서 각 노래들은 좀 다르게 사용되는 것 같다. <조디악>은 <Easy to be hard>라는 노래가 담고 있는 60년대의 극단의 진보와 보수가 공존했던 혼란 스러운 상황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내려 한 것 같고,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Aquarius>는 섹스의 우주적인 조화에 빗댄 조악한 패러디 수준이다.

이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내가 이것을 발견한 최초의 한국인이라는 사실(아닌가.)을 기억하면서, <hair>와 두 영화에서 쓰인 같은 곡들을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물론, 클릭도 하지 않을 것을 알지만. 뭐. 흥.



<Hair>의 <Aquarius>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Aquarius>



<Hair>의 <Easy to be Hard>



<조디악>의 <Easy to be H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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