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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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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ross the universe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Across the Universe'를 보고,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어 자료 조사를 해봤다. 영화사이트 Imdb에 들어 갔더니 누군가 이런 말을 써놨다.

- 뮤지컬 '헤어Hair'와 '물랑루즈Moulin Rouge'의 아들쯤이라고 보면 되겠다.'

글쎄, 어림잡아 소재나 형식만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부모의 명성에 비해 아들은 어째 좀 초라해 보인다.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 느낌.

그렇다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가 졸작이라는 것은 아니다. '비틀즈the Beatles' 노래도 좋고, 영상도 아주 예뻐서 두 시간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였다.

다만, '비틀즈'와 60년대, 그리고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짬뽕될 것이라는, 장말 대단한 아이디어에 비해 결과물이 좀 아쉽다는 것이다.

굳이 부모와 비교를 하자면, 영화는 뮤지컬 '헤어'의 시대정신을 단순한 로맨티시즘의 소재로 전락시켜버렸고, 컬트를 예술로 끌어 올린 뮤지컬 '물랑루즈'의 참신함과 치밀함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영화가 60년대에 대해 '아는 척'하지 않아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영화에 대한 아쉬움은 단지 나의 욕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영화가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했지만, 동경해 마지 않는 60년대에 대해 제대로 말해주길,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잊고 있는 무언가를 일깨워 주길 기대했던 거다.

그러나, 그러기에 영화는 너무 예뻤고, 너무 착했고, 솔직했다.

어떤 블로거는 이 영화를 ‘비틀즈에 대한 헌정 뮤직비디오’라고 평했다. 문득 궁금하다. 비틀즈는 자신들에 대해, 그리고 자신들이 노래했던 그 시절에 대해 지금의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해 주길 원할까. 나는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