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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물리학자 아르망 트루소 (생각의 탄생에서 발췌)


모든 화가는 대상을 정밀하게 모사하는 것에서부터 미술을 시작한다. 예민한 관찰력, 공간-색채에 대한 지각능력이 없으면 그의 예술적 목표가 캔버스에 둥근 점하나를 찍는 식의 추상적인 것이라도 좋은 화가가 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뮤지션은 뇌 속에서 발생한 주파수영역의 패턴(화음)과 시간영역의 패턴(리듬)을 악기를 통해 구체화한다. 그의 목표가 5분간의 침묵과 그로 인해 두드러지는 관객의 숨소리 등으로 이루어진 모호한 예술이라고 할지라도, 시간과 주파수 양 영역의 수학적 패턴을 사고하지 못한다면 좋은 뮤지션이 될 수 없다. 또한, 종종 오감의 영역을 넘어선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과학 이론은 그 결과물이 논리-수리의 언어로 정의된다고 하더라도 사실 그 시작에서는 예술적 영감에 가까운 직관(상대성 이론, 육각형 분자 구조)에 의존한다. 뇌에서 발생하는 직관적인 흐름을 빠르게 과학의 언어로 해석할 줄 모르는 과학자에게서는 창조적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이치다.

사람은 살면서 목표하는 바가 무엇이든 간에, 그와 정반대에 있는 듯한 가치를 추구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사족: 이 책을 아직 읽지는 않았으며, 상기 내용은 이 책에서 다루는 일부 주제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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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의 탄생(양장) 상세보기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지음 | 에코의서재 펴냄
천재들이 활용한 창조적 사고의 13가지 도구들 <생각의 탄생>은 분야를 넘나들며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를 전해주는 책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리처드 파인먼, 버지니아 울프, 나보코프, 제인 구달, 스트라빈스키, 마사 그레이엄 등 역사 속에서 가장 창조적이었던 사람들이 사용한 13가지 발상법을 생각의 단계별로 정리하였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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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From the Same Source - Rachel's

김민 2008/05/15 04:52 Posted by 김민

같은 곳에서 시작된 물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산속 깊은 계곡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 벌써 작은 폭포를 만들어낸 녀석들, 물장구치는 아이들의 정강이를 감싸고 도는 시내, 농부의 밭에 들렸다가 금새 큰 강에 이르른 물줄기. 각각의 물은 마치 분할된 화면에서 동시에 재생되는 옴니버스 영화처럼, 동일한 시간에 서로 다른 공간을 묘사하는 섬세한 악기의 떨림으로 모사된다. 각각의 악기는 서로 다른 물줄기의 시간적 흐름을 대변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6박자라는 경쾌한 리듬과 복잡하지 않은 화음 진행을 기반으로 같은 근원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끝까지 잃지 않고 유기적이다.

각각의 악기가 표현하는 시간적인 흐름은, 물이 흘러 바다로 가기까지 겪는 변화무쌍한 이벤트를 시의적절하게 표현해주고 있지만, 그것은 결국 공간적으로도 묘하게 맞아들어가서 마치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사람들이 살면서 겪는 고난과 역경이 서로 맞물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그런 의도가 숨어있지 않을까.

노래의 마지막은 가장 역동적인 멜로디와 리듬이 출몰하여, 어떤 고난 같은 것을 내재된 역량으로 이겨내버리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 같은 곳에서 만난다는 것을, "결"이 없는 느닷없는 끝맺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동영상은 좀 생뚱맞음..;)

이 노래는 실내악 밴드(chamber rock이라고들 하더라)인 Rachel's의 systems/layers 앨범에 있는 세련된 클래식 넘버이다. Rachel's는 기본적으로 클래시컬한 음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재즈와 락의 요소를 적절히 혼합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온 밴드다.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에곤 쉴레의 일대기를 그린 발레의 OST(발레 배경음악은 뭐라해야 하는지..;)로 사용된 앨범, Music for Egon Schiele를 필청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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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Touch and Go Records


p.s. 기본적으로 연주음악을 하는 이 팀의 노래 중, 역시 systems/layers에 있는 감수성 짙은 보컬이 있는 음악도 있다. 가사는 당췌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막연한 이미지 같은 것은 느껴지고, 그것이 너무 슬프고 좋다..


Last Things Last
A patch of red-orange iodine
moves into a clotted sky
Don't give in just yet

A group in service uniforms
stand outside a wooden door
She's laughing,

"it's over... time has been strange, oh..."
Last things last is not enough, you can't accept this.

Don't give in just yet
I hope that last things last
past these first charms
these pale charms

I hope that last things last
a hook or a flake
to hold on so you don't br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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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에 대해 조금 오해를 하고 있어서, 내용을 일부 수정했음.)

1. 현황

UC씽이라는 서비스가 시작되었는데, 굉장히 고무적이다. 노래방의 열악한 반주 음질에 싫증이 난 대부분의 대중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고음질의 반주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다. 이제 누구나 가수들이 부르는 것과 비슷한 음질의 MR을 반주로 깔고 노래 실력을 뽐낼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그간 음악 신호에서 보컬 소리만을 분리해 내는 기술은 많이 개발되어 왔고, 예를 들어 Adobe Audition 같은데 들어있는 부가기능만 보아도 성능이 많이 좋은 게 사실이다. 이 서비스는 보컬 음향을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지능적으로 지워 주는 기술이 쓰인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장이 활성화되면 음원 분리 기술에 대한 대중의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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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해보삼.


UC씽은 UC씽 사이트에 들어가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UC씽 스투디오라는 간단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오른쪽에 있는 플레이 리스트에서는 노래(CP3라고 불리는 음원들. C가 무엇의 약자인지는 모르겠다)들을 검색, 다운로드, 재생, 애창곡 추가 등을 할 수 있고, 왼쪽 편에 있는 플레이어에서는 재생과 관련된 각종 기능을 컨트롤함과 동시에 연관된 뮤직비디오가 있으면 함께 감상도 할 수 있는 구조이다.

플레이어의 컨트롤은 일반적인 MP3 플레이어 소프트웨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Mnet을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만큼, 역시 뮤직비디오의 동시 플레이가 굉장히 친숙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가장 주요한 부분은 뮤직비디오 재생이 아니라, 재생 버튼 오른쪽에 있는 마치 이퀄라이저와 같이 생긴 컨트롤러이다. 이 컨트롤러에 있는 네 개의 슬라이더바에 놀라운 기능이 숨어 있는 것이다. 가장 왼쪽의 것은 전체 음량 조절이고, 그 다음은 보컬 음량, 그 다음은 가이드 멜로디 음량, 마지막은 마이크 음량이다. 보컬 음량 슬라이드바를 밑으로 내리거나 음소거를 하면, 메인 보컬의 목소리가 사라져서 반주만 남는다. UC씽을 만든 센스쟁이들은, 노래방의 가이드 멜로디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을 위해 멜로디 슬라이더바를 붙여 놓았다. 멜로디 슬라이더바는 사라진 보컬 목소리 대신, 보컬의 멜로디 라인과 같은 음의 플룻 비슷한 소리를 내준다(노래방 기계처럼).

일반적으로 신호처리를 해서 보컬을 날리는 경우의 관건은 보컬이 정말로 완벽히 제거가 되는가, 하는 것과 그 과정에서 다른 반주 음질의 열화는 없는가 하는 두가지의 문제가 있는데, UC씽은 블라인드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닌 만큼(보컬 신호를 이미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말) 두 가지 면에서 합격점을 간단히 넘고 있다. 보컬은 거의 다 제거가 되고, 음질 열화는 거의 없다. 요즘 제 십팔번인 추성훈의 하나의 사랑을 짧게 들어봅시다.  


보컬 제거하고 멜로디라인을 심은 버전
(멜로디 소리 때문에 노래방 음질로 착각하지 마세요;)

보컬이 살아있는 버전


2. 개선 요망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한 부분일텐데, 음정 조절이나 템포 조절이 빠져 있는 것이 아쉽다. 노래방에서의 미디 반주는, 일종의 전자 악보인 미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위로 쉬프트, 아래로 쉬프트, 빠르게 재생, 등의 간단한 명령을 통해 재빠르게 다시 그려진 악보로 재생하는 방식으로 쉽게 구현이 가능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음 신호를 직접 처리하는 방식은 신호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왜곡을 최소화해야 하고, 간단하지 않은 기술들이 잘 녹아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에이 씨, 이것도 안되냐" 하고 나무랄 수만은 없는 문제다. 아무 생각없이 재생 속도를 높이면, 마치 테이프를 빨리 감듯이 음정이 함께 높아지기 때문에, 음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템포를 높인다거나 하는 일은 어쨌든 따로 처리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거다.

3. 사업 모델 분석
CP3 파일은 그냥 다운받아서 아무데서나 틀 수 있는 MP3 파일의 일종이다(500원). 그러나 이 파일이 UC씽 스투디오에서 재생되면 마법을 일으키는 것이다. 관련 알고리즘의 파라미터나 또는 특정한 정보들이 MP3 규격의 User Defined 영역에 숨겨져 있고, 그것이 특정 소프트웨어로 재생될 때만 해석되는 구조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또, 레코딩 기능이 들어가 있는 스투디오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보컬 녹음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말그대로 UCC 컨텐츠로 훌륭하게 활용될 수 있을 듯 하다. 이미 사이트에서는 이렇게 생산된 UCC 컨텐츠의 활성화가 가시적으로 보이고 있다. 다만 이렇게 만들어진 CP3 파일들에 대한 저작권 문제들이 잘 해결되고 있는 것인지, 약간 의문이 남는다(그 노래를 녹음한 뮤지션에 대한 저작권 뿐 아니라, 자기 목소리로 보컬을 새로 입힌 사용자에 대한 저작권).

4. 향후 예상
개선 요망 항목에서 지적되었던 바는 결국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CP3를 다운로드할 때 발생하는 수익이 있기 때문에, 큰 상관이 없겠지만, 에코가 없는 집에서 노래를 하는 것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옆집 눈치도 보이고). 에코 빵빵한 노래방에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기존 기계를 치우고 네트웍 연결된 PC 한 대만 갖다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 노래방에 혁명이 일어날 듯 하다. 금영은 이쪽으로 R&D 투자를 하지 않으면, 조만간에 큰 코 다칠 것이다.

5. 결론
음원분리를 전공(씩이나 했던) 사람으로서, 너무나 간단히 구현되어버린 원음 기반의 노래방 시스템이 조금은 허탈하다. 하지만 내막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서비스는 아무 정보 없이 맨땅에서 보컬을 추출해내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음반사에서 믹싱에 사용된 모든 트랙 음원들을 모두 보관하고 있는 경우보다는, 보컬과 마스터링 된 버전, 두가지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하는데, UC씽에서는 시장의 이런 경향을 파악하고 마스터링된 신호에서 보컬 정보를 빼내는, 어찌보면 약간 단순한 작업을 한 셈이다. 물론 (아무 정보 없이) 보컬만을 날리는 것이 (아무 정보 없이) 다른 악기들을 모두 분리/제거 가능하게 하는 것에 비교가 안될 만큼 쉬운 일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그렇다는 것이고, 마냥 언제나 늘 잘되지만은 않기 때문에 UC씽의 서비스가 한 편으로 굉장히 반갑기 짝이 없다.

6. 첨언
스투디오에서 트랙별 모든 음원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에, 이를 이용해서 음원 객체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는 이미 Music 2.0이라는 이름으로 상용화가 되어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개발하고 오디즌에서 상용화한 이 서비스는 2007년 12월에 발매된 음반의 50%를 잠식하는 놀라운 기세를 보이며 성장했고, 현재 모바일 및 웹 응용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에 디벼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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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i Carlile - The Story

김민 2008/04/07 23:17 Posted by 김민
작년 Calling All Angels 라이브로 나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이끌어내 주었던 Brandi Carlile의 노래를 새삼 들어보니 너무나도 좋다. 어쿠스틱하면서도 패기를 잃지 않고 있는 사운드가 무엇보다 좋고, 맑고 고운 목소리는 아니지만 감정이 풍부한 보컬 음색이 훌륭하다. 늘 같이 연주하는 것 같은 쌍둥이 뮤지션들도 멋있다.

유투부 동영상 밑에 댓글을 보니 그녀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악플을 다는 개새끼들이 있던데, 악플에 악플로 응수하고 싶었으나 영어가 짧아서 관뒀다.

아래 노래는 미드 그레이즈 아나토미에서 발췌된 장면들로 프로모션 비디오를 만들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The Story라는 싱글의 라이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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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Japan 재결성 콘서트

김민 2008/03/29 14:30 Posted by 김민

X Japan은 어떤 의미에서는 음악적인 자극을 주는 밴드는 아니었다. 요시키의 멜로디는 확실히 서정적이고 감수성을 자극하는 면이 있고, 음악의 웅장함이나 장대함만은 록의 정신의 계승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적어도 X Japan의 앨범들에서 요시키가 내부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었던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요시키가 매너리즘에 빠져 있음에도 다른 멤버들(심지어 히데까지)의 활약이 그것을 보완해주지도 못했다.

히데는 늘 자신의 솔로음악을 다채롭게 하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하였고, 먹성좋은 동물처럼 록의 갖가지 조류를 성공적으로 자신의 음악에 담는데 성공했지만, X Japan의 음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X Japan은 하잘것없는 음악을 하다 소멸한 밴드일 뿐이지만, 막상 그렇게 말할 수만도 없는 것은 그들이 어떤 아우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의 뽕기 가득한 멜로디와 격정적인 사운드를 듣고 있으면, 단합된 그들에 나도 역시 단합되어 그들이 말하고 있는 열정과 격정을 함께 느끼는 기분이었다. 적어도 10대의 나는 그랬다. 역시 예술은 머리로 분석할 수 없는 대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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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Concert에서의 마지막 5회 반자이. (출처:위키피디아)

이제 히데가 죽은지도 10년이 지났건만, 팬 뿐만 아니라 남은 X Japan 멤버들도 히데를 많이 그리워하고 있었나 보다. 사이가 안 좋았던 요시키와 토시가 다시 의기투합하였고, 히데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이 다시 모여 재결성 콘서트를 가졌다고 한다. 히데의 파트는 루나씨에서 차출된 기타리스트가 담당하였나 본데, 그와는 별개로 생전 히데의 라이브 모습을 절묘하게 조합하여 마치 히데가 같이 라이브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정성들여 꾸몄다고 한다. 실제 동영상을 보니 죽은 히데가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스크린에 교차되어 나타나서 그들의 올드 히트곡을 연주한다. 조금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고, 막상 히데가 없는데 X Japan이 10년 전의 그 날카로운 기세와 감성을 복원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어쨌든 전설은 전설로 남는 편이 아쉽지만 더 좋은 것 같다.


[Art of Life] 2008, Tokyo Dome (요시키의 쓰러짐은 여전하다;;)


 


신곡 I.V (드럼 패턴과 기타리프에 요시키로서는 혁신적인 변화가 생겼네요.)


p.s. X Japan은 종종 어쩔 수 없이 신해철의 넥스트와 비교하게 되었는데, 넥스트는 신해철 자신이 절대 그렇게 추구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X Japan을 음악을 장악했던 요시키처럼 일인이 장악하는 밴드가 되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그 때문에 해체했고, 적극성을 가진 기타리스트를 영입하여 재결성했지만, 어쩐 일인지 다시 탈퇴했다). 물론 내 생각에 신해철의 음악은 요시키보다는 부지런하다. 1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감탄을 자아내는 명반을 총지휘하였던 그의 능력은 참으로 놀랍다. 그것도 앨범 내부에서조차 매너리즘을 지양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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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음악 만들기 - Musicshake

김민 2008/02/29 16:52 Posted by 김민

뮤직쉐이크(www.musicshake.com)는 음악을 모르는 사용자들이 쉽고 간단하게 근사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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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을 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여러가지 패턴들을 조합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만들어지는 경우의 수가 적거나, 조합된 패턴이 서로 조화롭지 못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겠지만, 뮤직 쉐이크는 일단 패턴의 가지수가 굉장히 방대해서 거의 개인화된 곡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이고, 패턴이 조합되면서 유기적으로 맞아들어가도록 자동으로 잘 변형이 됩니다.

패턴은 악기별, 장르별로 세분화되어 있어서, 여러가지 분위기의 음악을 다채롭게 꾸며볼 수 있습니다. 방법도 아주 쉬워서, 먼저 장르를 선택하고 악기를 추가하면서 추천되는 패턴들로 노래를 짜맞출 수 있는데요, 패턴의 이름 또한 "강렬한 디스토션 기타", "기분좋은 어쿠스틱 기타" 등 쉽게 와닿는 제목으로 노래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악기는 객체로서 하나의 트랙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잡다한 멀티트랙이 함께 연주되면서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마디별로 코드(화음) 시퀀스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삽입된 악기들은 코드에 맞춰서 변형된 멜로디를 자동으로 잘 연주해주면서 하모니를 이루게 됩니다. 마디에 적용되는 코드 시퀀스를 변경해 가면서 노래의 분위기를 바꾸어주면 손쉽게 편곡이 되네요. 객체별로 볼륨 조절, 사운드 이펙트 설정도 가능합니다.

위의 모든 기능들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패턴 작곡가, 미디 전문가 사이의 유기적인 호흡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실제로 위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 회사 내에 음악팀(예전 크래쉬의 리드 기타 치시던 분을 필두로 한)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이렇게 자연스러운 음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위의 링크에 있는 홈페이지와 연동이 되어서, 만들어놓은 곡을 홈페이지 개인 계정에 저장할 수도 있고, 쉐이클로그라는 서비스에 자신의 노래를 올려서 남들에게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2곡까지의 노래를 무료로 저장할 수 있고, 저장공간을 추가하거나 자신이 만든 노래를 mp3로 받으려면 요금을 내게 되어있는 사업 구조가,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이고 납득할 만 합니다.

저도 테스트삼아 30분 정도 투자해서 간단한 노래를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드럼을 트랙별로 찍거나 이런저런 악기가 많이 필요한 일렉트로니카-인더스트리얼 락 계열 음악은 평소에 해보고는 싶지만, 최소 한 달 정도는 노가다가 필요해서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장르인데 간단하게 그럴싸한 노래가 나와버려서 좀 허무해지기까지 합니다.



플레이하는 와중에 녹음을 하는 기능이 있어서, 이렇게 자동으로 만들어진 반주에 보컬 녹음 또는 다른 악기를 녹음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지만(보컬 멜로디나 다른 악기의 멜로디 작곡이 가능한 경우에는), 지정되어 있는 코드 시퀀스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 사용자 나름의 멜로디를 추가할 수 없다는 점은 저같은 고급(?) 사용자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정식 버전에서는 이런 기능이 추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중 예술은 대중이 즐기는 예술이라는 개념에서, 21세기에 접어들어 대중이 만들어가는 예술이라는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아직 일반인이 쉽게 생산하기에는 학습과정이 많이 필요고 진입장벽이 높은 예술인데요(사진, 비디오 등에 비해), 이런 좋은 툴의 출현으로 인해 음악을 모르는 일반인이 보다 더 많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신세계가 도래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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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인류가 즐기는 가장 오래되고도 여전히 인기있는 오락의 하나이다. 경험해볼 수는 없는 일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 살아나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여 동질감 또는 반성을 이끌어내는 순기능, 등으로 인해 일상으로부터 일탈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영화는 스토리텔링의 가장 종합적인 표현 방식이다. 애니메이션만큼 자유롭지는 않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연극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보다 효과적이다. 뮤지컬이나 오페라만큼 청각을 자극하지 않지만, 시각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그 실체가 모호할만큼 다양한 형태를 가질 수 있는 변신로봇과 같은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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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Studios



어톤먼트는 로멘스와 배신, 증오와 애정과 같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의 인기요소들이 절묘히 혼합된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원작의 이야기로서의 인기요소들이 영화라는 장르로 표현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가장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을지 숙고한 흔적이 너무나도 역력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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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versal Studios



세계대전은 유럽 열강의 제국주의적 주도권을 쟁탈하기 위해 벌어진 비극이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이탈리아, 거기다 미국과 일본까지, 그들은 자국의 풍요로움이 식민지 수탈에 근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깨닫고 있었고, 그 양극화된 풍요로움이 사실은 인간이 미쳐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비현실적이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 채 결국 다가온 파멸을 막지 못했다. 이 이야기는 전쟁을 자세히 그리고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몇가지 점에서 전쟁이 인류사에 의미하는 바를 줄거리에 치밀하게 반영하고 있다 - 브라우니의 로비에 대한 미성숙하고 비현실적인 애정은 착각과 거짓말에 의해 파국으로 치닫는다. 신분과 계층의 벽을 과감히 깨뜨리지 못하고 서로를 탐색만 하다, 결국 서재와 파티라는 비정상적인 장소와 시점에 감정의 폭발을 일으킨 세실리아와 로비의 사랑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한다. 초콜렛의 달콤함은 거대한 부정과 파멸을 일으키고, 이미 벌어진 재앙 앞에서 개인이 사태를 돌이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모든 비극에는 그 원인이 있을텐데, 이 이야기에 일어나는 비극의 원인들은 하나같이 미성숙한 인간의 감정과, 지혜롭지 않음에 기인한다는 것은 기묘하게도 전쟁과 맞아들어간다. 해석하는 사람의 개인적이고 모호한 느낌이라고만 하기에는, 영화를 구성한 방식이 너무나도 그러하다. 무언가 심하다 싶은 생략 뒤에 갑작스럽게 중요한 사건(연못 씬, 서재 씬, 전쟁 씬 등)이 일어났다 싶으면, 어김없이 그 원인을 거슬러올라가 시간을 재배치하여 차근차근 부연 설명에 들어가는 이 기법은, 원작에 이미 드러나 있는 비극의 원인을 탐구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 영화는 동일한 줄거리를 영화로 만들었을 때, 더이상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적인 완성도가 높다. 전술된 교묘한 줄거리의 재배치 뿐만 아니라, 복잡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극중인물의 타이핑 소리가 다급한 배경 음악과 공교롭게 맞아들어가는 것, 퇴각을 위해 해안에 모여있는 영국군을 5분간의 롱테이크로 담은 스펙타클한 장면에 흘러나오는 음악은 일순간 당당한 군가와 절묘하게 맞아들어간다. 종합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솜씨다.

영화사에 또 하나의 걸작이 추가되는 시점을 목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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