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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 리>와 네모 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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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쥘 베른의 모험소설 “해저 2만리”의 여러 영화 버전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대서양에 출몰하여 선박들을 위협하는 정체불명의 바다괴물을 조사하던 아로낙스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바로 그 바다괴물에 붙잡혀 버린다. 놀랍게도 괴물의 정체는 잠수함. 조국을 식민지화한 서양 제국들에 대해 불타는 증오심을 지닌 네모 선장과 부하 선원들은 신비의 에너지원으로 움직이는 노틸러스 호를 타고 전 세계의 바다 속을 누비고 다니며 복수극을 벌이고 있었다." - 부천국제영화제 소개글.

 

‘해저 2만 리’의 주인공 ‘네모’선장은 세상의 진실을 모두 알고 있는 완전한 인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는 감성의 상처를 지성으로 매운 채 살아가는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네모'의 상처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을 지배하고, 죽이는 인간의 악한 본성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된다. 그는 그 공포에 맞서 싸움으로써 그가 가진,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상처를 회복하려 한다. 

그 의 과거와 오늘, 특히 그가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인간이 악한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성악설을 전제하고 있다. 뭍에서 온 과학자 일행들은 이러한 네모의 비관적 인간관을 의심한다. 그러나 ‘네모‘가 보기에 맹목적인 인간에 대한 긍정은 세상의 진실에 눈을 뜨지 못한 인간의 어리석음에 불과하다. 이는 어쩌면 그가 맞서 싸워야 할 것인지도 모른다. ‘네모’선장과 과학자 일행은 서로 갈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 그 갈등관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네 모’선장을 단순한 비관주의자라 부르기 어려운는 이유는 그가 불완전한 인간’의 몸으로 ‘완전한 세상’을 꿈꾸는 이상주의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세상과 싸우기를 선택했다. 그가 세상과 싸우기를 선택하는 순간, 그 싸움은 단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상처 입은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함이다. 파이프 오르간을 치며 고뇌하는 그의 모습에서 ‘신성함’이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홀로 세상의 고뇌를 다 안고 자신을 희생하는 길을 선택한 ‘해저 2만 리’의 ‘네모’에서 예수의 모습을 보는 것은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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