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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right

Cabaret

뮤지컬 영화 'Cabaret'를 봤다. 훌륭한 뮤지컬이었다. 귀에 익은 쉬운 노래들과 영화의 곳곳의 희극적인 장치들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영화의 주제와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는 수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뮤지컬의 매력을 한가지만 꼽으라면, 여주인공 Sally Bowles, 배우 Liza Minelli다. 그녀의 그녀 생애 최고의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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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Sally Bowles는 캬바레에서 노래를 부르는 미국인이다. 그녀의 과거는 자세히 설명되지는 않지만, 그녀는 치명적인 감정적인 결핍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으로 말괄량이 처럼 마음대로 웃고 떠드는 법을 배웠다. 그녀는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심각하지 않은 듯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나며 떠돌아 다닌다. 1930년도의 독일에서.

1930년도 독일에서는 나치당이 활개하고, 부자가 죄인처럼 여겨질 만큼 빈부의 격차가 심했다. 캬바레에서는 화려한 광대놀음이 펼쳐지지만 거리는 지독한 가난과 패배감, 분노만이 가득했다. 둘 다 그 시절의 진실이었으리라. 캬바레에서도 그리고 거리에서도 명랑하고 쾌할한 Sally는 모든 남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 시절 독일 사회의 모순따위는 잊어버린 듯 유쾌한 그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실은 그녀의 인생은 비참하고 처량하기만 하다. 그녀가 외교관이라고 자랑하는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는 관심도 없다. 그녀는 영국인 Brian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돈이 좋아 독일의 부호인 Maximilian과 동침한다. Brian의 아기를 가지게 되지만, 자신이 상처입을 것이 두려워 그 아이를 지우고, Maximilian에게도 버림받는다. 결국 Brian마저 떠나보내고, 그녀는 혼란스런 독일의 거리 속으로 사라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Liza Minelli가 아닌 다른 여배우의 Sally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녀는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 그녀는 Sally라는, 눈부시게 빛나다가도 한순간 죽음처럼 어두워지는 이중적인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Liza Minelli와 Sally를 분간할 수가 없을 정도다. 아이셰도우로 과장한 비현실적으로 큰 눈에, 경쾌한 뱅을 하고 문틈 사이로 얼굴을 들이미는 첫 등장에서 부터, Brian을 떠나보내며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참지 못하는 마지막까지 Liza Minelli는 Sally 였고, Sally는 곧 Liza Minelli였다.

Liza Minelli같은 훌륭한 배우의 영화를 보고 나면, 배우만큼 멋진 직업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흉내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 또 변화된 자신을 관객과, 세상과 공유하는 것. Liza Minelli는 뮤지컬 Cabaret의 Sally역으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Judy Garland의 딸이라는 수식어를 뛰어 넘은 Liza Minelli의 Sally는 뮤지컬 팬들의 마음 속에 오래토록 기억될 것이다. 뮤지컬 '캬바레'에서 멋진 배우를 발견하게 되어 기분이 아주 좋다.




영화 Cabaret의 Mein He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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