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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개나 소나 음악 만들기 - Musicshake

뮤직쉐이크(www.musicshake.com)는 음악을 모르는 사용자들이 쉽고 간단하게 근사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작곡을 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여러가지 패턴들을 조합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만들어지는 경우의 수가 적거나, 조합된 패턴이 서로 조화롭지 못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겠지만, 뮤직 쉐이크는 일단 패턴의 가지수가 굉장히 방대해서 거의 개인화된 곡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이고, 패턴이 조합되면서 유기적으로 맞아들어가도록 자동으로 잘 변형이 됩니다.

패턴은 악기별, 장르별로 세분화되어 있어서, 여러가지 분위기의 음악을 다채롭게 꾸며볼 수 있습니다. 방법도 아주 쉬워서, 먼저 장르를 선택하고 악기를 추가하면서 추천되는 패턴들로 노래를 짜맞출 수 있는데요, 패턴의 이름 또한 "강렬한 디스토션 기타", "기분좋은 어쿠스틱 기타" 등 쉽게 와닿는 제목으로 노래의 분위기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악기는 객체로서 하나의 트랙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러한 잡다한 멀티트랙이 함께 연주되면서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마디별로 코드(화음) 시퀀스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삽입된 악기들은 코드에 맞춰서 변형된 멜로디를 자동으로 잘 연주해주면서 하모니를 이루게 됩니다. 마디에 적용되는 코드 시퀀스를 변경해 가면서 노래의 분위기를 바꾸어주면 손쉽게 편곡이 되네요. 객체별로 볼륨 조절, 사운드 이펙트 설정도 가능합니다.

위의 모든 기능들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패턴 작곡가, 미디 전문가 사이의 유기적인 호흡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실제로 위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서 회사 내에 음악팀(예전 크래쉬의 리드 기타 치시던 분을 필두로 한)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하니, 이렇게 자연스러운 음악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위의 링크에 있는 홈페이지와 연동이 되어서, 만들어놓은 곡을 홈페이지 개인 계정에 저장할 수도 있고, 쉐이클로그라는 서비스에 자신의 노래를 올려서 남들에게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2곡까지의 노래를 무료로 저장할 수 있고, 저장공간을 추가하거나 자신이 만든 노래를 mp3로 받으려면 요금을 내게 되어있는 사업 구조가,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이고 납득할 만 합니다.

저도 테스트삼아 30분 정도 투자해서 간단한 노래를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드럼을 트랙별로 찍거나 이런저런 악기가 많이 필요한 일렉트로니카-인더스트리얼 락 계열 음악은 평소에 해보고는 싶지만, 최소 한 달 정도는 노가다가 필요해서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장르인데 간단하게 그럴싸한 노래가 나와버려서 좀 허무해지기까지 합니다.



플레이하는 와중에 녹음을 하는 기능이 있어서, 이렇게 자동으로 만들어진 반주에 보컬 녹음 또는 다른 악기를 녹음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지만(보컬 멜로디나 다른 악기의 멜로디 작곡이 가능한 경우에는), 지정되어 있는 코드 시퀀스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 사용자 나름의 멜로디를 추가할 수 없다는 점은 저같은 고급(?) 사용자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정식 버전에서는 이런 기능이 추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대중 예술은 대중이 즐기는 예술이라는 개념에서, 21세기에 접어들어 대중이 만들어가는 예술이라는 개념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음악은 아직 일반인이 쉽게 생산하기에는 학습과정이 많이 필요고 진입장벽이 높은 예술인데요(사진, 비디오 등에 비해), 이런 좋은 툴의 출현으로 인해 음악을 모르는 일반인이 보다 더 많이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신세계가 도래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