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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rno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만화 베스트 10. (10위~6위)

  일단 애니메이션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인쇄만화를 기준으로 선정 했음을 밝혀드립니다. 또한 순위는 다분히 주관적입니다. 그리고 제가 본 것들만을 대상으로 작성되었기에 미처 다루지 못한 명작들이 있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10위, 4컷 만화의 소녀적 변주, 아즈망가 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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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즈마(작가 이름)+망가(만화)+대왕(전격대왕, 연재된 잡지)'의 아스트랄한 조합으로 만들어진 제목과는 달리, 귀엽고 매력적인 여고생들이 꾸며나가는 알콩달콩한 일상은 짱구는 못말려의 그것처럼 읽고 있는 동안 온갖 근심 걱정을 잊게 해줍니다. 6명의 주인공 중에서도 특히 치요, 오사카(카스가 아유무), 사카기의 캐릭터들이 가장 매력 넘치며 그중에서도 한명을 꼽자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부분을 포착해 새로운 시각으로 들려주는 오사카라는 인물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9위, 90년대 한국 만화의 혁명,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것 같은 저녁.


  도서출판 대원에서 '소년 챔프'라는 잡지가 창간되고 나서 처음으로 실시된 신인 만화가 공모전에서 우수작으로 당선된 이명진씨는 유현씨(현재 선녀강림 연재중. '제자리 찾아주기'라는 작품으로 역시 챔프 신인만화가 공모전을 통해 데뷔한다.) 등이 속한 동호회 그라피티 출신으로서,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 만화에 본격적으로 일본식 연출과 그림 스타일을 유행시킨 장본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데뷔작은 어쩐지...저녁이며 공모전에 출품한 작품도 어쩐지..저녁입니다. 1992년 가을에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인 제가 처음 소년 챔프를 통해 어쩐지...저녁을 본 충격은 상당히 컸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이런 만화를 그리는 작가가 등장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고등학생 작가라는 말을 듣고 부러움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라그나로크 연재를 중단하고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지만, 어찌되었건 그 당시 제가 이명진씨에 대해서 느낀 센세이션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8위, 남자도 읽을 수 있는 순정만화.  아기와 나.



  일본에서는 하쿠셴샤의 하나또유메(꽃과 꿈)라는 잡지에서, 한국에서는 대원의 터치라는 잡지에서 1992년에서 1997년까지 연재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열살이나 나이 차이 나는 자신의 남동생의 육아를 책임지게 된 진이를 주인공으로, 비슷한 상황의 장수, 철이 같은 친구들과 성일 등의 대책 안서는 막무가내 이웃이 꾸며가는 이야기는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자아냅니다. 자극적인 소재없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만화입니다. 특히나 전에도 언급했지만 아기와 나 13권의 감동은 중 3시절에 항후 저의 연애관을 정립하는데 있어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7위, 배려심 가득한 절제된 삼각 관계, H2.

  아다치 미츠루는 삼각관계를 그리는데 최고의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대표작인 터치와 H2는 모두 삼각관계를 기반으로 배려심 가득한 인물들이 등장하여,섣부른 말 한마디가 관계를 해칠 것이 두려워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이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안타까움은 야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해소됩니다. 또한 아다치는 시종일관 등장인물의 감정을 절제시킨 후, 그 감정들을 추렴하여 최종화의 카타르시스를 증폭시키는데 사용합니다. 최후의 순간에 우리의 주인공들은 언제 상대의 마음을 배려했었냐는 듯 자신의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냅니다. 그동안 그들이 어찌나 그 말을 하고 싶었을지 이해하기에 그 마음의 진정성은 더욱 크게 와닿게 됩니다.


  6위, 천재의 넘쳐 흐르는 재능, 그 첫번째, 닥터 슬럼프.  

  도리야마 아키라(특히 그의 그림체를)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버드 스튜디오와 그가 80년대와 90년대 중반에 걸쳐 이룩한 도리야마 월드의 위대함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스크린톤을 극도로 절제하고도 꽉찬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것은 확실히 뎃셍력이 탁월하다는 의미이고 제 생각에 도리야마 아키라만큼 개성있는 그림체를 갖고 있는 작가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멧 그로닝 정도?) 아무튼 드래곤볼 연재 이전에 그리기 시작한 닥터 슬럼프는 그가 얼마나 훌륭한 개그감각을 지니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특히 주인공인 공영구 박사(안타깝게도 저는 이 만화를 해적판인 '드래곤 비밀의 열쇠'로 완독했습니다. 그래서 등장인물의 원래 이름을 모릅니다.)를 발명가로 설정하여 작가 자신이 도라에몽급의 상상력을 소유했음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집어넣으면 실물로 만들어주는 밥통과 수다스러운 시간 여행 장치가 아주 탐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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