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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right

<Weeds>, '삶'이라는 이름의 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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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Weeds> 는 소개하기도 살짝 민망하리만치 막장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일상에 마취되어 사는 내 모습을 돌아 보자면 <Weeds>야 말로 현대인의 삶을 꿰뚫는 그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삶은 강한 중독성으로 인간을 마비시킨다. 안정된 체제 내의 미리 규정되어 시간 안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가질 법한 같은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삶이야 말로 이 세상의 어느 마약보다도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는 ‘마약’이라 사실을 부정하기 힘들다.

늦은 일요일 오후, 창틀에 머리를 찌어가며, 내가 이런 바보가 아니었는데. 라며 후회해 봤자 이미 월요일은 다시 오고, 이렇다 할 흥분이나 쾌감 없이 그냥 그저 그렇게 한 달을 때우고 나면 월급이 나오게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이 일상적인 현대인의 ‘삶’이라는 것 아닐까.

끝을 알 수 없는 '삶'의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은 마약을 끊 듯, 안락한 삶의 하루하루를 포기하는 것이다. 체제를 거부하고 시간을 거슬러 허울좋은 체면과 윤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Weeds>가 막장일 수 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주인공 '낸시'가 처한 갈등의 본질은 '돈'이나 '책임감' 등의 현실적인 조건들이 아니라, 인간을 마비시키는 '삶'에 길들여 질 수 없는 인간의 자유로운 본성인 것이다.

<Weeds>는 생활을 위해 마리화나를 팔게 된 한 아릿다운 아주머니에 대한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마리화나라는 지극히 자극적인 소재를 도려내고 나면 그저 '삶'이 지긋지긋한 바로 우리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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