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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erno

십시일반, 박재동 외.

예전에 '6개의 시선'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아직 파주 언저리에서 군복무를 하고 있던 시절에 쥐꼬리만한 월급 쪼개서 vcd를 구입해서 보았던 '인권에 관한 영화'였습니다. 사실 '인권'보다는 '국가에서 지원해 주었다는 것'으로 더 큰 이슈를 끌었던 듯 합니다만.

  암튼 세금 지원을 받은 인권에 관한 문화 상품 중에는 만화도 있었습니다. '십시일反'이라고, 열 개의 시선이라고 해야할까요? 열 명의 만화가들이 인권에 관해 짧게 그린 것들이 수록되어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제 마음에 드는 만화는 홍윤표의 '인어공주'입니다. 두 페이지짜리 만화인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인어공주는 자신이 폭풍우 속에서 구해준 왕자와 만납니다. 왕자는 인어공주에게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맞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목소리를 잃어버린 인어공주는 대답을 못하죠. 그러자 왕자는 종이 판에다가 적어보라고 합니다. 인어공주는 '맞습니다. 지난 달 16일 밤 20시 40분경 제가 당신을 구조했지요! ♡'라고 적습니다. 그리고 '말을 할수 없어서 비극으로 끝난다는 원작 인어공주... 엉터리다!'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다음과 같은 왕자의 말로 결말이 납니다. "우리 함께 수화를 배우도록 해요!"  

  아무래도 '인권, 차별, 외국인 노동자 문제'등을 다루다 보니까 다른 만화들은 우울한 반면에 인어공주는 밝고 유쾌한 결말이라서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진지한 주제라고 하더라도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만화'라는 매체가 가진 기본적인 미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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