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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느와르의 변주 '무간도 vs 디파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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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느와르 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불을 뿜는 쌍권총과 퍼덕이는 비둘기를 떠올린다. 1986년 탄생한 <영웅본색>의 영향이 크다. 이 작품 이후에 홍콩 느와르는 자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고 우리나라에서도 그 인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이 지나면서 헐리우드 영화는 다시 인기를 회복했고 홍콩 느와르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2002년 <무간도>가 만들어지면서 홍콩 느와르는 새로운 중흥기를 맞게 된다. 불교 용어로 18층 지옥 중 가장 낮은 층을 말하는 ‘무간지옥(無間地獄)’을 제목으로 하는 <무간도>는 제목 그대로 두 주인공의 지옥같은 비극적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다. 경찰의 신분으로 갱단에서 일하는 남자와 갱의 신분으로 경찰에 잠입해 있는 남자. 설정에서부터 죽음과 어둠의 냄새가 진동한다. 신감각 느와르라 불리는 <무간도>는 해외 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성공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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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마틴 스콜세지가 새롭게 변주한 작품이 <디파티드>다. 기본적인 이야기 구성은 <무간도>와 큰 차이가 없지만 <디파티드>는 양조위, 유덕화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맷 데이먼으로 바뀐 것 외에도 원작이 철저하게 두 남자의 인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것에 비해 <디파티드>는 양조위가 연기했던 진영인,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빌리의 인생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빌리와 그의 인생을 조종하는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의 관계와 빌리의 정체성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중점을 둔다. 또한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에서 보여주었던 운명의 장난 같은 이야기 구조와 섬뜩할 정도로 선명한 미쟝센이 <디파티드>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나는 점도 인상적이다. 마틴 쉰, 마크 월버그, 알렉 볼드윈 등의 탄탄한 조연진이 두 젊은 주인공의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어 영화는 더욱 짜임새 있다.

어느 것이 더 좋다는 이야기는 의미가 없다. 각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다르고 배경도 다르기 때문이다. 무게를 재려고 하지 말자. 새로운 형식의 느와르를 경험하고 즐기는데 두 영화를 사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written by 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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