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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삼

ONCE(2006) ONCE는 낭만을 말하는 영화다. 만약 당신이 돈없는 무명 가수였다면 무슨 꿈을 꾸었겠는가? 자신의 음악을 인정받고, 나아가 음악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꿈꾸지 않을까? ONCE는 그 꿈을 실현해 주는, 아니 실현해 나가는 영화다. 하지만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무명 가수의 꿈은 그렇게 실현되어 간다. 운명처럼 그의 음악에 귀기울여주는 사람을 만나고 공교롭게도 그 사람은 그녀, 그리고 그녀 또한 음악에 재능이 있다. 두 사람은 성적인 관계가 아닌 철저하게 음악적 호감을 바탕으로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그 속에서 남자는 자신의 재능에 확신을 갖는다. 마침내 발판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음악으로의 열정은 막힘없이 술술 풀린다. 믿음직한 세션이 있고, 음악의 가치를 아는 대출 상.. 더보기
스파이더맨 3 후반부에 시간에 쫓기는 느낌만 빼면 전반적으로 납득할만한 수준의 전개와 연출..누가 왕년에 호러 감독 아니랄까봐 이따금씩 깜짝 깜짝 놀래키더라. 다만 음악 감독이 대니 엘프먼에서 크리스토퍼 영으로 바뀐 것이 나로서는 가장 아쉬운 점. 영씨는 장엄한 맛은 있지만 스파이더맨에게는 둔탁함과 강렬함 보다는 날렵함과 예민함이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엘프먼이 현악기와 전자음으로 가느다란 긴장감을 형성한 것도 그런 해석이 작용한게 아니였을까. 덕분에 몇 장면에서는 화면의 스피드를 음악이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엘프먼의 3편 하차 이유가 샘 레이미와의 의견 차이 때문이였다는데, 아마 중간에 바톤을 넘겨받은 영 입장에서도 적절한 해석을 할만한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론 1,2편과는 달리 오리지널 스코어 앨.. 더보기
바로 보기 그래픽 디자이너에게는 기획안이 필요하다. 그것이 개인 작업에 필요한 자가 기획안(self-initiated briefs) 일지라도 마찬가지이다. 기획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예술가 이거나 형이상학적인 시인일 수는 있겠지만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니다. 사실 디자이너들이 항상 자유를 부르 짖는 것 같지만 그들에게는 제약 조건이 필요하며(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오직 이러한 제약 조건과 싸워 이길때에만 행복감을 느낀다. 물론 많은 디자이너들이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그안에서 자신의 규칙에 따라 살아간다. 그러나 이것을 순수한 작가 정신과 혼동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디자이너가 클라이언트의 역할까지 도맡아 한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개인적인 프로젝트의 중요성이나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다... 더보기
한국 영화 포스터 서체 점검 수 년 전에 비하면 한국 영화 포스터의 질도 꽤 올라온 편이다. 과도기만 해도 포스터 디자인에 좀 신경쓴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실패할 확률도 적을 거라 믿었고 실상 들어맞는 경우도 많았었지만 요샌 절대적으로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대신 디자인의 전형성이 자리를 잡기 시작 했달까? 심각한 문제 제기 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투정이라 보는편이 낫겠다. 여하간 일단은 포스터에서 타이포를 활용하는 사례를 들어 한국 영화 포스터 디자인의 몇 가지 전형성을 파악해 보았다. (곧 군바리가 되는 본인의 시간 관계상 2005-2006년 개봉작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음.) 큰 갈래로 구분해 보자면, 캘리그래피와 일반적인 세리프의 활용, 그리고 도안이 가미된 장식체의 디자인까지 세 가지 정도로 함축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대세는.. 더보기
MILES DAVIS The Cellar Door Sessions 1970 [BOX SET] Miles Davis 마일즈 데이비스의 [Bitches Brew]에 경도된 것도 잠시, 그걸 축하라도 하려는 듯 당시의 라이브 세션을 모은 박스셋이 발매됐다. 무려 6장에 9만원에 이르는 엄청난 가격까지 -_- 빗취스 브루 정규앨범도 꼴랑 CD 2장에 3만원에 이르는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컬럼비아가 이 당시의 레코딩을 무슨 노다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당췌 이해할 수가 없다 -_- (당시 녹음 세션과의 레코딩을 모은 빗취스 브루 박스셋도 7만원이 넘는다.) 왠지 조금씩 밀려드는 나쁜 생각이지만, 컬럼비아가 재정난에 처하면 하나씩 고개 들이밀고 출시되는 음반중에 단골이 마일즈 데이비스 인것 같다. 그리고 이 천재 뮤지션의 효용 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