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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세 개씩 가진 사람들 호주의 대학에서 공부하던 때의 일이다. 친하게 지내던 홍콩 친구가 있었는데, 한국에 관심이 많던 그 친구는 직접 만나서든 메신저를 통해서든 항상 먼저 말을 걸어오곤 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전화로는 먼저 연락을 하는 경우가 없고, 문자를 보내도 답을 잘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하루는 그 이유에 대해 물어봤더니 특이한 대답을 들을 수가 있었다. “너는 ooo 통신사가 아니잖아!”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 또 한 사람은 호주의 다른 도시에 거주하고 있던 한국 친구였다. 휴대폰을 개설하고 바로 전화를 걸었더니, 친구가 “너 어디 통신사야?”라고 물어왔다. 대답을 해 주었더니 친구는 다른 번호를 알려 주며 앞으로는 그 번호로 연락을 하라는 것이었다. “응? 너 휴대폰 두 개야?”라는 물음에 친구의 답은 “아니 .. 더보기
수잔 보일과 코리언애니메이터스 갓 탤런트 (Susan Boyle & Korean Animators’ got talent) [수잔 보일과 코리언애니메이터스 갓 탤런트 (Susan Boyle & Korean Animators’ got talent)] 요즘 하루 종일 듣고 또 듣고 있는 노래가 있다. 수잔 보일(Susan Boyle)의 ‘I dreamed a dream.’ 수잔 보일은 영국의 리얼리티쇼인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하면서 ‘제2의 폴 포츠’로 알려지고 있는 사람이다.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올라온 47세의 그녀가 전문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할 때만 해도, 관객들은 야유를, 심사위원단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그녀의 노래가 무대 위를 흐르자 모든 것은 바뀌게 된다. http://www.youtube.com/watch?v=9lp0IWv8QZY (수잔 보일의 출연 장면) (I ha.. 더보기
어프렌티스, 사람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어프렌티스, 사람없는 비즈니스는 없다.]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는 비즈니스를 소재로 한 리얼리티쇼이다. 많은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단지 쇼를 위한 쇼인데 비해 어프렌티스는 시리즈 자체가 트럼프의 자회사에서 억대 연봉의 CEO로 일할 사람을 뽑는 인터뷰 자리다 보니, 치열한 비즈니스적 경쟁이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는 상당히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도 어프렌티스는 시즌6까지 다 챙겨보라고 했을 정도이니…… 내가 본 리얼리티 쇼 중에서 가장 유익하고 재밌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어프렌티스이지만, 나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종종 섬뜩한 인상을 받곤 했다. 그것은 바로 참가자들의 신분 때문이었다. 만약 잃을 것이 많지 않은 신입 자격으로서의.. 더보기
도넛 앤 더 시티 [도넛 앤 더 시티] 공중파 텔레비전을 통해 보던 ‘외화’로서의 개념이 아니라 열렬히 찾아서 보는 ‘미드’로서의 경험은 ‘프렌즈’에 이어 ‘섹스 앤 더 시티’가 두 번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예전에는 사실 우리나라 드라마도 괜찮은 작품들이 있는데 굳이 미드를 찾아서 볼 필요가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었기에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영어를 즐겁게 공부하려는 목적에서 하나씩 찾아 보기 시작했더니 결국에는 열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 작품도 또렷한 나레이션 발음이 좋다는 친구의 추천 덕에 선택을 하게 되었다. 다만 역효과는 신체 부위나 특정 행위에 대한 어휘력만 갈수록 늘어난다는 것이다. ‘섹스 앤 더 시티’는 성과 사랑, 인생에 대한 적나라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더보기
장마와 고양이 김민의 도전(?)에 힘입어 소설 하나 올려 봅니다. 고양이를 부탁해와 관련하여 썼던 습작입니다. 먼저 올린 블로그글과 출발점(동일한 메모)이 같네요. (참고삼아 서로 트랙백 걸어 둡니다.) [장마와 고양이] 창 밖에선 보름째 비가 계속 되고 있었다. ‘오늘도 ‘장마’가 있겠지.’라는 생각에 일부러 창문을 열었지만 오늘은 장마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날씨에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 다른 안식처를 찾은 것인지 궁금해진다. ‘참 밖에 돌아다니기 힘든 날씨로군.’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사실 난 밖을 돌아 다닐 일이 거의 없다. 법전과 문제집만을 보고 또 보는 생활, 고시원 앞 학원으로 건너갈 때와 라면을 사기 위해 지친 몸을 끌고 나가는 경우를 빼곤 좀처럼 햇볕을 쬐는 경우도 없었으니까. 오히려 비가 오면, 슬.. 더보기
‘고양이를 부탁해’의 그녀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고양이를 부탁해’의 그녀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고양이를 부탁해’를 봤던 때는 스물 한 살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대작 영화들의 틈바구니에서 사라진 좋은 영화들을 모은 특별전 ‘와라나고’(와이키키 브라더스, 라이방, 나비, 고양이를 부탁해)를 택했을 때 그 중 이 영화는 가장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스무 살 여성의 심리를 가장 잘 드러냈다는데 스물 한 살의 남적네가 어찌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다른 세 작품의 감동과는 달리 ‘고양이를 부탁해’는 내가 기대하는 그 무언가가 아니었다. ‘얘네가 스무 살 맞어? 유치한 중고등학생으로 밖에 안 보이는데?’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네이버의 영화소개에 의하면 세 주인공은 사랑스런 몽상가 태희(배두나), 아름다운 야심가 혜주(이요원),.. 더보기
포미니츠, 속죄와 해방의 시간 [포미니츠, 속죄와 해방의 시간] * 주의: 스포일러 많음 포미니츠(Four Minutes, Vier Minuten, 2006)는 독일의 음악 영화이다. 국내에는 과거 메가박스 유럽영화제 등에서 선보여졌다가, 최근 씨너스 이수에서 ‘말할 수 없는 비밀’, ‘원스’, ‘비투스’와 함께 ‘9월의 음악영화 특선’으로서 재상영되고 있다. 포미니츠의 국내판 포스터는 ‘4분’을 ‘자유가 허락된 시간’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내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손에 채워진 수갑이나, 감옥 안에 갇힌 신세 같은 물리적인 구속으로부터의 자유만은 아닌 것 같다. 그 시간은 그녀가 가진 죄의식으로부터 해방되는 시간이자, 그녀 자신의 인생을 함축하여 드러내는 시간은 아니었을까? 영화는 여성 구치소에서 시작된다. 죄수들과 간수에게 피아노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