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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게임이 몰려온다 [플래시 게임이 몰려온다] Flash는 참으로 다재다능한 툴이다. 웹의 발달과 함께 하면서, 한때는 우비소년, 엽기토끼 등과 같은 인기 애니메이션들을 만들어내기도 했고, 지금은 동영상 광고로 대부분의 웹 사이트들을 점령하고 있다. 어느 사이트의 디자인이 좀 신선하다 싶으면 대부분 또 플래시로 만들어져 있다. 웹 환경에서 디자인과 애니메이션과 스크립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은 많은 디자이너, 개발자들의 창의력과 만나 빛을 발한다. 또 하나의 응용 분야는 바로 웹 게임이다. 다른 온라인 게임들과는 달리 다운로드가 필요없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대개 웹사이트에서 심심풀이용으로 많이 쓰여 왔다. 그런데 이제는 플래시 웹게임들의 면모가 킬링타임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더보기
나의 패키지 게임 시대의 종언 [나의 패키지 게임 시대의 종언] 인터넷과 PC방의 급성장 이후 PC 패키지 게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온라인 게임은 더 많은 사람들을 게임의 세계로 끌어 들일 수 있었고 엄청난 성장을 이루기는 했지만, 나는 오히려 이전보다 조금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90년대에는 게임 매니아라고도 해도 될 만큼 PC게임에 빠져 있었고 많은 게임들을 즐겼던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단순히 바빠져서나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어서는 아니다. 그것은 게임에 주어진 목적 자체가 그때와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랄까? 패키지 게임은 기본적으로 혼자서 하는 게임이고, 최고의 목적은 클리어(흔히 ‘깼다’라고 하는 ‘최종 엔딩을 보는 것’)였다. 그래서 나는 하나의 게임을 깨고 지우고, 새 게임을 받아 깨고 지우는 데에서 .. 더보기
뒷북 1: 주노 표절 논쟁 대중 문화나 패션 상품이 계속적으로 쏟아져 나올 수 있는 원천은 기존의 것을 과거의 유물로 밀어 버리는 힘이다. 아무리 오늘의 가장 큰 이슈라도 내일이면 한 순간에 잊혀져 버린다. 만약 그것이 단순한 심심풀이용의 의미 없는 것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사실 이슈가 되는 것은 무언가 중요한 가치와 그에 대한 문제제기 혹은 반성을 담고 있는 것이기 쉽다. 태안반도 사태가 그러했고, 남대문 사태가 그러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것들 마저 얼마 동안의 흥미로운 이슈의 소재로 취급하고 며칠만 지나면 먼 과거의 일로 탈바꿈해버린다. 그러니 같은 문제는 다시 반복하고 잊혀지고 또 다시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언론의 행태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이른 바 ‘냄비근성’ 운운하는 우리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영화 주노.. 더보기
극장판 식객이 놓친 것들 [극장판 식객이 놓친 것들] 음식이라는 것은 참 좋은 이야깃거리이다. 굳이 영화나 만화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대화에서도 우리는 종종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먹는 행위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고, 우리에게 쾌감을 주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만큼 누구나 어떤 특정 음식에 대한 사연 정도는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것은 굳이 거창한 음식이 아니라 어머니가 해 주신 밥, 학교 앞 분식집에서 친구들과 먹던 떡볶이라도 상관없다. 만화 ‘식객’이 뛰어난 점은 음식의 매력을 이러한 사연들과 자연스럽게 버무림으로써, 굳이 다른 요리만화들과 같은 경쟁 구도를 이용하지 않고도 매력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데에 있다. 수 편의 에피소드에서 성찬과 봉주의 대결이 펼쳐지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메인은 그들의 대결이 아닌 .. 더보기
‘추격자’가 쫓은 것은 봉준호 감독 [‘추격자’가 쫓은 것은 봉준호 감독] 스릴러는 영리해야 한다. 관객들의 추리력보다 항상 한 발짝 앞서나가야 하고 그들의 심리를 컨트롤할 수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스릴러라고 하면 ‘반전’으로 드러나는 ‘범인의 정체’를 떠올리게 되지만, 이미 수많은 반전을 목격해서 영악해진 관객들을 속이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반전에 집착하다가 형편없는 이야기로 변질되는 영화를 우리는 참 많이도 봐왔다. 그러던 와중에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반전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국산 스릴러에 빛나는 성과를 안겨 주었다. 그가 택한 것은 ‘반전’의 긴장감이 아닌 ‘드러냄’의 긴장감이라고 할 수 있다. 기를 쓰고 연구한 트릭으로 범인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대놓고 알려 주면서도 연출력으로 극적 긴장감을 조.. 더보기
배트맨 비긴즈 – 판타지와 현실 사이 [배트맨 비긴즈 – 판타지와 현실 사이]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과 같은 판타지 대작 들이 성공을 거둔 이후로 헐리우드에서는 계속 판타지 영화들을 찍어 내고 있다. 넘치는 상상력의 산물인 판타지라고도 하지만, 이렇듯 지나치게 판타지 소설 원작들에 기대는 경향은 오히려 상상력의 부족에서 오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부족한 러닝타임으로 인해 원작이 담고 있는 가치를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뭐든지 가능한 환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점 때문에 이야기 구성에서 ‘왜’, ‘어떻게’라는 고민 자체가 실종되어가는 것 같은 안일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판타지'도 결국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독자, 혹은 관객이 받아 들일 수 있을만한 사실성을 요구한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배트맨 비.. 더보기
‘바둑 삼국지’, 한국판 전문 만화들의 활약을 기다리며 [‘바둑 삼국지’, 한국판 전문 만화들의 활약을 기다리며] 우리나라 작가 분들의 만화 중에도 명작이 많지만 책방을 가면 먼저 일본 만화들을 둘러 보게 되는 이유는 그 엄청난 다양성과 전문성에 있다. 다시 말하면, 연애물, 학원 폭력물, 판타지, 무협물을 제외하고도 수많은 선택권이 있다는 뜻이다. 이 속에서 나는 와사비의 풍미를 처음으로 느낄 수도 있었고(미스터 초밥왕), 홍차의 세계(홍차왕자)에 입문할 수도 있었다. 와인(신의 물방울)에서부터 칵테일(바텐더), 자동차(이니셜 D)는 물론 정치(쿠니미츠의 정치), 사기(검은 사기)에 이르기까지 전문 만화들은 재미와 감동을 넘어 충실한 정보 매체의 역할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소장가치도 매우 크다. 전문 만화들의 또 다른 강점은 소재의 독특함이 가지는 매력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