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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 그 간절함에 관하여 [메멘토 - 그 간절함에 관하여] ‘다크나이트’의 흥행이 계속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만화 속의 캐릭터를 진짜 같은 현실로 끌어 들여와 상당히 인상깊었던 ‘배트맨 비긴즈’가 기대만큼의 흥행을 하지 못했었기에, 이번의 결과는 조금 의외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번에는 ‘메멘토의 천재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이 대중적으로도 이름값을 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아 왠지 기분도 좋다. 친구와 함께 극장을 나서면서, “으아아, 이렇게 갈 데까지 다 가버리면 (너무 잘, 그리고 너무 적나라하게) 도대체 다음 편에선 어쩔 셈이야!?”라고 탄식을 나누었던 ‘다크나이트’는 일단 시간을 두고 좀 더 곱씹어 볼 참이라, 이번에는 크리스토퍼 놀란이라는 이름을 우리 머리 속에 처음으로 새겼던 ‘메멘토’에 대한 기억을 되돌려보려고 .. 더보기
매그넘 KOREA – 타인의 눈에 비친 것 [매그넘 KOREA – 타인의 눈에 비친 것] 카메라와 사진이라는 매체는 이미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하다. 과거에는 ‘기록’이고 ‘기념’이었다면 지금은 ‘취미’이자 ‘예술’이자 ‘생활’이랄까? 오늘 하루에만도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찍히고 있고, 나는 집 한 구석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이 순간에도 사진 속에 담긴 많은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 매그넘 KOREA 사진전은 오히려 이러한 깊숙한 친밀감 때문에, 내겐 다소 어색하게 보였다. ‘사진전’이라고 하면 떠올려지는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뭔가 딱딱하고 고급스러울 것만 같은 ‘전시장’이라는 배경은 종종 고요함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된다. 사진을 감상하는 순간에 그 자체의 이미지만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고, 괜히 예술.. 더보기
사이드웨이와 삶의 여행 [사이드웨이와 삶의 여행] *주의: 스포일러 있음 영화 ‘사이드웨이’에는 여행을 함께 떠나는 두 남자가 등장한다. 와인을 좋아하고 전처를 잊지 못하는 순정파 작가와 결혼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화려한 밤들을 보내고 싶어하는 한물간 배우. 둘은 취향도 다르고 이 여행에서 바라고 있는 것도 다르지만, 함께 짧지만 의미있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에는 참 많은 종류가 있겠지만, 나는 여행의 중요한 구성 요소들 중 하나가 ‘함께 여행을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니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다고 본다. 혼자서 하는 여행에 대한 글들을 읽을 때면, 그 자유로움과 낭만에 대한 꿈을 꾸곤 했지만, 내 경험은 그렇지만은 않았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혼자서 여행할 기회가 생기기는 했지만, 그것은.. 더보기
헉슬리와 국산 기술 [헉슬리와 국산 기술] ‘포인트블랭크’를 하려고 잠깐 피씨방을 찾았다가 정기점검으로 접속이 중단되는 바람에 난감해졌다. 예전 같으면 이럴 때엔 스타를 했겠지만, 지금은 스타는 자제하자는 입장이기 때문이었다. (이전 포스팅 참조…) 그러다 마침 ‘헉슬리’가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 기억나서 시험 삼아 접속을 해보았다. MMOFPS라고 하기에, 16인 이내의 팀플로 이루어지는 기존의 FPS(1인칭 슈팅게임)와는 대조적으로 ‘진삼국무쌍’같은 대규모 무차별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헉슬리’는 MMORPG이되 싸움의 방식을 FPS로 바꿔 놓은 정도의 느낌이었다. 어느 정도의 레벨이 되기까지는 혼자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레벨 업을 하는데에만 집중해야 하고, 사람들과 전투를 벌이려면 ‘.. 더보기
원티드, 당신이 말하는 대의 [원티드, 당신이 말하는 대의] *주의: 스포일러 가득 ‘원티드’는 상당히 도발적인 영화이다.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그 시간에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따져 묻는다. 만약에, 이 영화가 전형적인 선악구도의 영웅 스토리를 담고 있었다면, 이런 도발은 그저 폭력적인 선동에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원티드의 결말부에서 보여지는 ‘대의’에 대한 비판 의식은 대의가 남발되는 요즈음의 세태에 경종을 울리는 부분이 있다. 영화 속의 결사단들은 ‘운명’의 지시를 정의로 믿고 실천해 나간다. 누군가를 살해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의 삶과 행복을 지켜 줄 수 있다는 말은 얼핏 보면 이전의 많은 영화에서 보여졌던 정의의 개념과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도덕적으로나 이.. 더보기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도 느끼는 인지부조화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도 느끼는 인지부조화]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한 지는 정말 오래되었지만 아직까지 끊지 못하고 있다. 내가 그 중독성을 쉽게 떨칠 수 없는 원인은 팀플레이가 맞아 들어갈 때의 쾌감이 정말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정말로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원인은 게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불신감’에 있다. 많은 게임에는 게임의 데이터를 조작하는 프로그램들이 존재한다. 게임을 좀 더 쉽게 플레이하기 위한 것들로, 대개 일부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자신의 실력을 시험하거나 과시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1인용 게임의 경우라면, 그래도 게임을 즐기는 데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즐기는 게임이라면 이는 .. 더보기
색계에서 이상주의자의 몰락을 보다 [색계에서 이상주의자의 몰락을 보다] *주의: 스포일러 많음 영화를 보면서 얻을 수 있는 메시지는 무수히 많을 수 있다. 감독이 의도한 메시지는 하나 혹은 몇 개일 수 있으나 일단 감독의 손을 떠난 영화는 관객 그 자신의 생각과 경험과 얽혀 다른 메시지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떤 작품에 대한 글을 쓰기보다는 어떤 작품 내에 보이는 A라는 요소로 다른 주저리를 끄집어 내려고 하는 편이다. 영화의 본래적 의미와 문법적 요소에 대한 분석은 다른 많은 전문가분들이 알아서 해주실 테니까. ‘색계’라는 작품은 일제의 영향 하에 있던 2차대전 무렵의 중국을 배경으로 친일파 정보부 대장 이(양조위 분)와 그를 암살하기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하는 왕 치아즈(탕웨이 분)를 다룬 이야기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