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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right

Smalltown Boy(스몰타운보이/Bronski 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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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계속 맴도는 노래다. 중독성 강한 비트와 고음 창법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노래의 제목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자못 쓸쓸하니, 참 매력적이다.

'Smalltown Boy'는 '작은 마을에 사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남들과 달랐기에 동네 사람들의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었는데, 다이빙 선수에게 마음을 고백했다가 동네 사람들에게 늘씬 두들겨 맞고는 새벽 기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게 된다.

'쌍화점'같은 영화가 버젓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요즘같은 세상에, 'Smalltown Boy'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흔하디 흔한 성장 스토리 정도로 여기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득 이 이야기가 더 슬프게 느껴지는 건 노래의 가사에도 나오듯, 소년이 찾고 있는 해답이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에게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것이며, 그래서 소년은 떠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Mother will never understand why you had to leave but the answers you seek will never be found at home)

'작은 마을'은 언제나 내가 다시 돌아갈 HOME이지만, 내가 찾는 해답을 절대 찾을 수 없는 낯선 곳이기도 하다. 떠나는 소년의 마음이 쓰라린 것은 해답을 찾은 뒤에도 '작은 마을'을 가슴에 묻어 두고 그리워 해야 할 뿐, 다시 그곳에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해답을 찾아 가는 과정이 인생이라면, 누구든 자신의 껍질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기 마련일 것이다. 문제는, 상처 위로 새 살이 올라와도 여전히 남을 흉터이며, 마음 한 곳의 결핍인데, 이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인간이라면 받아 들여야 할 본연적 고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아무리 널 괴롭혀도, 그들이 아무리 널 슬프게 해도, 너는 너의 영혼을 향해 울었을 뿐, 절대 그들을 향해 울지 않았지"(And as hard as they would try, they hurt to make you cry, But you never cried to them, just to your soul)


<Bronski Beat - Smalltown Boy>